안녕하세요, TT님~ 후기를 쓰기에 앞서서 TT님께 감사의 인사와 수고하셨다는 말씀을 꼭 하고 싶습니다.^_^

한국 동인 게임을 네이버에서 검색하다가 TT님의 블로그에 들어오게 되었고 이 사운드노벨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이 노벨의 제목을 봤을 때 '미연시의 일종일려나?'하는 생각이 들어서 클릭하는 걸 망설였지만 '피랍일지'의 제작자와 동일하다는 것을 알고는 밑져야 본전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보게 되었습니다. 처음의 프롤로그 부분을 볼 때는 '역시나 미연시였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선택의 실수로 MP3 사건을 보면서 배를 잡고 웃었습니다. 난데없이 '역전 재판'의 나루호도와 '명탐정 코난'이 나와서 좀 당황했었지만 BGM의 위력으로 그런 생각은 까마득히 잊고 재밌게 봤습니다ㅎㅎ그리고 그 이야기에서의 반전 역시 재밌었습니다.

다시 제대로 선택을 해서 본 스토리에 진입을 했는데, 생각보다 무거운 내용들이 앞으로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중간 중간에 시간이 워프되어 나오는 내용들 때문에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곧 그것들이 미래의 내용임을 알게 되고 점점 내용을 읽어나가기가 두려워졌습니다. 그러면서 주인공의 우유부단하고 확실치 못한 태도 때문에 짜증이 나면서 당장이라도 주인공에게 그렇게 행동하면 안된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1주차가 끝나고 2주차에 접어들었을 때는 주인공이 정신차리고 태도를 분명하게 하길 바랬는데 역시 사람의 성격이란 것은 쉬이 고쳐지는 것이 아니더군요. 결국에는 1주차보다 더욱 끔찍한 현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더군요. 그래도 플레이하는 내내 긴장감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1주차의 주인공이 다른 세계에서 자신의 몸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반 친구가 되어 앞으로 일어나게 될 일들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모습들이 상당히 신선했습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 일어났던 갈등들도 공감이 충분이 되었습니다. 저는 1주차, 2주차에서 일어난 일들이 3부에서 발생한 일들보다 몰입도가 높았습니다. 1주차, 2주차의 일들이 좀 더 신선하게 느껴졌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3부에서의 설정은 햄릿의 모티브를 일부 가져왔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3부가 1주차, 2주차보다 못하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3부에서는 1주차, 2주차에서는 볼 수 없었던 주인공의 강인한 모습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1,2주차가 미적거리는 주인공이었다면, 3부에서는 그보다는 적극적인 태세를 보이는 주인공인 것 같습니다. 3부 후반에서의 방송실에서 주인공이 전교생들에게 말하는 장면은 왠지 모르게 가슴이 조금 먹먹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양심에 찔리는 부분도 있었던건지, 공감이 되는 부분도 있었던건지, 그것도 아니면 저렇게라도 자신을 알리는 주인공이 조금 안쓰러워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사운드노벨을 다 본 후에 드는 생각은 자칫 지겨워보이는 일상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실제로 일어난 일들은 아니지만 일부 소재들은 현실에서도 일어난 일들을 조금 변형했기 때문에 사실적으로 느껴집니다. 중간 중간에 인터넷 뉴스 기사들도 띄워 주시고, 노래나 시 혹은 유명한 글귀들도 올리셨구요. 보는 내내 지루한 감이 없어서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생각보다 암울한 내용이 많아서 플레이 하는 동안 우울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플레이 하기에 앞서서 띄운 주의사항들을 좀 더 강조해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조금 했습니다. 하지만 이 노벨을 읽으신 분들이라면 현실과 가상세계를 구분할 거라고 생각이 들어서 그런 제 생각은 철회했습니다. 초반에는 이런 어두운 내용들이 등장하지를 않으니까요.

4부가 나올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하셔서 슬프지만, 3부에서 마무리 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생각이 드네요. 그렇다고 4부가 안 궁금한 것은 아니지만요ㅋㅋ연재하게 되신다면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만 플레이어의 생각에 맡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이 들어서요. 3부까지 다 보고 나니 슈베르트의 '마왕'이 스피커로 흘려나와서 재밌었습니다. 묘하게 잘 어울리더라구요. 꽤 여운이 남았습니다.

TT님께서 만드신 다른 작품들을 보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다운이 안되네요. 다운로드 가능한 홈페이지 서버에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서버의 오류가 고쳐지면 꼭 해봐야겠습니다. 새해 복 많으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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