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는 일본 최고의 순수 문학상이라 불리우는 아쿠타가와 상을 받은 무라카미 류씨의 작품인데, 순수 문학상을 받은 작가의 작품치고는 굉장히 유쾌하고 밝은 대중 문학적인 작품이다. 만약 아쿠타가와 상을 받지 못했더라면 이 작품으로 일본 최고의 대중 문학상인 나오키 상을 받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이런 소리를 하면 일문학 전공자들은 무식하다고 손가락질 하겠지만)

이 작품은 제목 그대로 1969년을 배경으로 하는 고등학생 소년들의 일종의 일탈기이다. 작가 스스로의 자전적 경험이 반영되었다고 하는데, 물론 다소 과장되거나 허구의 사건도 많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작가는 상당히 심각한 문제아였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애들을 괴롭힌다거나, 선생님을 폭행한다거나 하는 3류 쓰레기가 아니라, 미워할 수 없는 악동이기 때문에 눈쌀을 찌푸리거나 하게 될 일은 거의 없다.

이 작품은 굉장히 코믹한 소설로, 주인공이 친구들과 함께 여러가지 사건을 일으키고 학교를 벌컥 뒤집어 놓는다는 것이 줄거리다. 특히, 유치한 표현이나 과장된 말투, 지나친 독백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서도 굉장한 웃음을 이끌어 내기 때문에 '품위있는 코믹 소설' 이라고 할 수 있을까? 어쨌든 나도 이 작품을 보고서 쓸데없고 과장된 독백을 작품 내에서 거의 다 빼버리게 되었다. 전에 다룬 '도련님' 과도 비슷한 느낌이라고 할 수 있다. 톰 소여의 모험 현대판이라고 생각해도 괜찮겠다.

어떻게 보면 고등학생으로서 어른들에 대한 반항. 학생 생활에서의 일탈. 이런 것이 주제인 것 같지만 실은 그냥 유쾌한 고등학교 생활이 주 주제이다. 작가가 후기에서 밝혔듯이 '즐기지 않은 것은 죄다! 인생을 즐기지 않은 인간은 우울하게. 즐기는 사람은 멋지게 그렸다.' 라는 것이 주제라고 할 수 있다.

아무튼 라이트 노벨이나 게임 등에서 나오는 '현실과 100만 광년 떨어진 듯한 학교' 이야기에 더 이상 공감할 수 없게 되었고 질려버렸다면, 보다 리얼하면서도 유쾌함은 극대화 되어 있는 이런 작품이 좋지 않을까 싶다. 학원물 + 개그 = 라이트 노벨, 혹은 미소녀 만화, 게임 이라는 한계에 빠져있던 나로서는 굉장히 신선하기도 했고, 감탄하기도 했다. (문제는 나는 이런 글을 쓸 능력이 없다는 것)
자기 경험이 비중이 큰 만큼 결말이 조금 애매하긴 하나. 그때까지 충분히 재미있으니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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