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우. 이름도 없는 곳이고, 학점도 개판이지만 어쨌든 대학도 졸업했는데 경제가 어려우니 취직도 힘들고. 누구는 부잣집에서 태어나 부모 돈 펑펑 쓰면서 탱자탱자 놀고 지내고..누구는 빽있어서 별 스펙도 없는 놈들이 낙하산 취업이나 하고.. 썩을놈의 세상. 정부는 뭐하는거야? 그런 놈들한테 세금이나 왕창 뜯어서 분배를 해야지.
제기랄. 일은 하기 싫고. 취업도 안 되고. 하지만, 이번달에 쓸 돈도 떨어져가는데. 할 수 없지. 노가다를 뛰든 2~3일짜리 일이라도 찾아봐야지. 쉽고 편한거 뭐 없나.. 사이버 머니나 벌어볼까?
이봐 자네.
응? 당신 누구요?
네놈은...쓰레기다!!!

순서도 엉망이고, 따로따로 꼽혀있다. 본인이 군대가 있는동안 집 정리를(책장도 싹 다 엎어놓고 다시 다 꼽아놓은) 했었는데..
아직까지 귀찮아서 다시 정리를 안 하고 있다;
카이지??
카이지는 후쿠모토 노부유키씨의 대표작이다. 그는 이 작품을 연재 하기 전, 몇 몇 작품을 통해 충분한 기량을 보여왔으며 이 카이지라는 장편을 연재하면서 최고의 심리묘사 작가로 등극하게 된다.(내 마음속 랭킹)
이 작품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이 작가의 만화들은 그림체가 매우 당혹스럽다. 도저히 잘생긴, 예쁜 캐릭터라고 부를수 없는..어떻게 보면 그림 같지도 않은 그림들로 가득하다. 이런 실력으로 어떻게 만화가가 됐다 싶다.
하지만!!그건 분명히 잘못된 선택이다. 이 그림만큼 이 스토리에 어울리는 그림체도 없다. 이 삭막하고 고통스러운 스토리에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그림체따윈 어울리지 않는다. 표정들도 예술인데..패배의 구덩이속으로 떨어져나갈때..죽음이 바로 목 뒤까지 쫓아왔을때의 파멸의 표정은 너무나도 완벽하게 표현되어 있다. 조금씩 조금씩 뒤로 밀려날때의 '크흑....(주르륵)' 표정은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그림체 딸리면 안 본다. 라는 사람들 아니면 꼭 봐야할 인생의 역작이다. 단, 보고나서 인생이 변했다고 후회하지 말 것.
스토리 라인
주인공인 카이지는 삶의 희망도, 목적도 없다. 그저 하루하루를 아슬아슬하게 살아가며..용돈 마련을 위해 도박도 가끔 하는 평범한 건달이다. 그의 취미는 비싼 외제차 망쳐놓기. 능력도 없이 연줄만으로 떵떵거리며 돌아다니는 것들은 한마디로 '재수없기' 때문이다!
그러던 그의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난다. 그는 전문적인 채권자였다. 그렇다. 카이지는 지인의 빚 보증을 서버린 것! 그 지인은 돈을 갚지 못하고 잠적해버렸고, 카이지에게 화살이 돌아온 것이다.
카이지는 뒤 늦게 '그딴 자식 보증따윌 서는게 아니었는데..' 하고 후회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보증은 서지도 세우지도 맙시다)
빚을 갚을 방도가 없어, 한 평생을 빚에 허덕이게 생긴 카이지에게 그 채권자는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데..
이 작품은 도박묵시록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지만, 사실 우리가 흔하게 볼 수 있는 포커나 블랙잭 같은 도박은 나오질 않는다. 처음부터 전혀 듣도보도 못한 생소한 도박들이 튀어나와서 당혹스럽게 만든다.
어떻게 보면 이 만화는 도박 만화라고 하기 어렵다. 이 만화는 도박을 소재로 한. 한 밑바닥 남자의 처절한 '인생'이야기이다.
목숨을 건 도박. 필사의 줄다리기. 속고 속이는 게임. 그리고..그 속에 있는 인생! 그것이 이 도박묵시록 카이지라는 만화의 정체다.
사실 도박묵시록 카이지라는 것은 1~13권까지의 이름이고..일본에선 어느정도 분량을 채운 후, 제목을 바꿔가며 연재하고 있으나..국내판은 혼란을 피하기위해(?) 도박묵시록이라는 이름을 꾸준히 써오고 있다. 이하 '카이지'로 통일하겠다.
이 작품의 포인트
이 작품의 묘미는 엄청난 몰입성을 들 수 있다. 주인공 카이지가 도박을 할때 마치 내가 도박장에 있는 것 같고, 그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할 지 고민할때 답을 찾아 같이 고민하는 자신을 보게 될 수 있다.
주인공 카이지는 평소에는 아무 생각없이 대강대강 살아가는 타입이지만, 실제 외나무다리에서. 더 이상 물러날 곳 없는 선택에선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100전 100승하는 것도 아니다. (세계 최고의 타짜라고 해도 100전 100승이란 절대 없다. 그런 만화가 있다면 3류 만화라고 부르기도 아깝다.) 질때는 확실하게 지고, 그로인해 최악의 최악 상황까지 몰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독자의 입장에서 '이런 멍청한 놈!!거기서 지면 안 돼지!'라고 할 수가 없다. 왜냐면, 똑같은 상황이 자신에게 다가왔을때 그 상황을 멋지게 빠져나올수 있을 만한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카이지가 위기 상황에서 '생각해야 돼!!'모드가 되어 혼자서 기를 쓰며 사색에 잠길때가 있다. 머릿속으로 수 많은 독백을 하고..수 많은 후회. 수 많은 절망들이 지나간다. 그때의 대사 하나 하나가 엄청난 명대사로..읽고있는 당신의 마음속에 큰 충격을 남긴다.
'지금까지 인생의 중요한 갈림길을 남에게만 의지한채..정작 중요한 선택을 내 스스로 한 적이 있었던가!?'
'세상에는 이용하는 자와 이용당하는 자, 두 분류가 있어. 중요한건 누가 먼저 그 사실을 깨닫는냐다!'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인생 선배의 뼈속까지 후벼파는 날카로운 충고.
당신도 이 만화를 보며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크흑!! 주르륵..'하고 눈물을 흘리길 바란다.
작가의 다른 작품
후쿠모토 노부유키씨의 모든 작품은 일단 무조건 사야한다.
국내 발매된 후쿠모토씨의 다른 작품은 다음과 같다. 물론 본인은 모두 사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은과 금 - ..이건 읽는 도중에 군대를 가서 내용이 하나도 기억이 안 난다. 마작편 들어가면서 재미가 많이 없어졌던 기억이 난다. (룰을 전혀 모르니까)
무뢰전 가이 - 원래 소년지 연재작이었다는데, 중간에 잡지를 옮겼다나. 도박과는 관계없는......서바이벌 만화?? 마지막 5권까지 오자 너무 내용이 극적으로 전개된다는 흠이 있지만, 그의 인생관이 잘 드러나있는 멋진 작품이다.
생존 / 고백 - 후쿠모토씨가 스토리만(혹은 기획) 담당한 작품들이다. ...하기야, 이 만화들은 (특히 생존)그 분의 그림체와는 좀 어울리지 않긴 하다. 고백같은 경우 특유의 심리묘사가 아주 감칠맛나게 전개가 되어있다.
최강전설 쿠로사와 - 이건 아무래도 작가가 개그물에 도전해보고 싶었나 보다. 중간까지 가도 대체 이 놈이 뭐가 최강인가..싶은 쿠로사와. 중간 중간에 나오는 욘사마를 비롯한 각종 패러디들. 마지막 부분은 멋지게 끝났지만..솔직히 초반이 아쉽긴 하다. (막상 개그 요소도 부족하고) 카이지에서도 엿볼수 있는 '그저 그런 인생' 에 대한 씁쓸한 얘기는 눈여겨 볼 만하다.
어째, 쓰다보니 다들 그다지 재미있게 느껴지질 않는데..물론 (내 기준으로) 카이지보다는 약하긴 하지만. 다른 작품들도 충분히 살만한 가치는 있다. 대부분 절판이 되어 구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본인도 은과 금은 대여점 판으로 구했으니..
아무튼 후쿠모토 노부유키씨의 다른 작품이 발매가 된다면 일단 사고 보는 거다.
마치며..
크흑..
주르륵..
우웃....
도박묵시록 카이지는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인생에서 순간적으로 협상을 해야하거나 위기감을 느껴야 할때에 대한 느낌을 그대로 독자에게 가져다 주었다는 점에서 최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