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츠메 소세키씨는 일본 문학의 한 획을 그은 사람이다. 천엔짜리 지폐의 모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당연히 딱딱하고 지루한 '순수 문학'을 대표하며, 교과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고풍스러운 글을 쓸 것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그렇지가 않다. 비록, 나 역시 이 한 작품만 봤기때문에 뭐라고 왈가왈부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나, 적어도 (그를 대표하는 작품중 하나인) 이 작품은 굉장히 유쾌하고 가벼운 '대중 문학'에 가깝다.

아래 나오키상과 아쿠타가와상에 대해 말을 한 적이 있었는데 만약 이 시기에 나오키상이란게 있었다면 만장일치로 당선되었을법한 내용이다. (물론 이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딴지 걸진 말것.)
아무튼 이 작품은 웃기다. 재미있다. 술술 읽힌다. 라이트 노벨만큼 가볍게 읽을 수 있다. 하지만 내용이 가벼운건 아니다.



스토리

주인공인 도련님은(작품 내에 이름이 안 나온다.) 어렸을때부터 천하의 말썽꾸러기였고, 대책 없는 사내였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양반의 이미지라곤 전혀 없는 그는 어른이 되고 나서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자 맨몸이 되어..직업을 찾고 있었는데, 이 대책 없는 도련님은 교사 자리가 비었다는 말에 덜컥 그 자리를 받아들인다. 부임된 학교는 시골 구석에 있는 조그마한 학교. 도쿄 출신인 주인공은 콧방귀를 뀌며 이따위 시골 학교에서 내가 일해야 하다니. 생각하지만 이 학교, 그다지 만만하지가 않다!?


이것이 사회다! 이것이 세상이다!

서론 내용이 끝나면 곧바로 선생이 되어버리는 도련님. 본격적인 이야기는 그때부터 시작한다. 이 젊고도 철이 덜든듯한 주인공은 1인칭 주인공의 시점으로 이것저것 이야기를 떠드는데 그 익살스러운 묘사는 독자에게 웃음이 터져나오도록 만든다. (이런게 나에게 필요한 것인데..)물론 사건도 계속 터진다. 촌동네 학생이라고 무시했던 학생들의 반항적인 태도, 선생들은 마치 파벌을 이루는 것처럼 묘한 분위기를 풍기고..아무튼 교사 생활. 초반부터 순탄치가 못하다.

잘못하다간 어두운 현실 세계의 쓸쓸한 고찰이 되어버릴것만 같은 설정이지만, 주인공 특유의 유쾌하고 단순하며 다혈질인 성격으로 인해 페이지는 가볍게 넘어간다. 마지막의 클라이맥스 부분에선 미칠듯한 전개에 감동까지 밀려온다!



기요 할멈

이 작품에 등장하는 기요 할멈이라는 캐릭터는 작품 내의 스토리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녀가 있어도, 없어도 스토리는 한결같을 것이다. 하지만, 그랬다간 상당양의 재미를 잃었을것임에 틀림없다.
말하자면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는 셈인데, 아무튼 등장하자마자 이 사고뭉치 도련님을 끔찍하게 아낀다. 정말 헌신을 다한다는 느낌이 든다.
그렇기때문에 본인이 직접 몸으로/대화로 웃기거나 하진 않는다. 하지만, 그녀의 행동으로 인하여 생긴 일들이나 도련님과의 대화를 보고 있으면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을것이다. 내용이 좀 지나치게 무거워지거나 지루해지거나 하면 한 번씩 직/간접적으로 등장해 분위기를 누그러트림과 동시에 몰입을 높인다. 뻣뻣하고 거친 도련님이 이 할머니 앞에선 9살짜리 어린애같은 모습을 보여주는점도 익살스럽다고 할 만할 것이다.
여하튼 보통 작가라면 이런 인물을 넣을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스토리 풀어나가기에 바빴을테니까) 작가 본인에게도 기요 할멈같은 존재가 있었는지, 아니면 그저 상상력만으로 이런 인물을 만들어냈는지는 모르겠지만. 후자라면 정말 무서운 작가가 아닐 수 없다.

만약 요즘의 젊은 작가였다면 이 인물을 20대의 젊고 아름다운 메이드 아가씨로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3년만에 잊혀질 라이트 노벨 작가가 되었을 것이다.


마치며..

이 작품은 저작권이 소멸된 작품이기 때문에 많은 종류의 번역본이 나와 있다.
그러나 내용이 밝고 경쾌하고 권선징악의 면도 갖추고 있어. 상당수가 아동 문학으로 나오고 있다.

내용에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의 아동용 문학이라는 것의 축약 정도를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꺼려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최저가가 훨씬 싼데도 불구하고 훨씬 비싸게 샀다.)
하지만, 이 책이 재미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사람이라면 엄청나게 싸게 팔리고 있는 아동용 판이라도 일단 사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왠만한 만화책 가격으로 팔리고 있으니 재미 없다해도 별 후회가 없을 것이고, 굉장히 마음에 들면 완역판을 또 산다고 해도 별로 돈이 아깝지 않을 것이니 말이다. (물론 아동용 판도 완역 된것일수도 있지만..)

모르긴 해도, 완전 막무가내인 주인공에게 거부감만 없다면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 아닐까 한다.




다음 작품 : 소설 - 공중 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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