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고 있는 작가 / 소설의 상당수는 군대에서 얻은 정보들이다. 대안의 그녀도 내가 군대에서 알게 된 책 중 하나다. 군 인트라넷에 올라온 단 하나의 소감글을 읽고 이 책을 사게 되었다.

이 책은 비교적 마이너한 편이고, 실제 그 이후로 이 책에 대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러므로 그 글이 아니었다면 아애 이 책을 모른 상태로 평생을 지냈을 것이다. 그 글을 쓴 분께 감사할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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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 : 강 건너편. 강 맞은편.



나오키상 수상작?


이부분은 관심없거나 난 나오키상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 있다 싶으면 내려주세요.

이 책에는 겉 표지에 직접 나오키상 수상작이라고 써 있고, (상 지상 주의...)이 외에도 나오키상 수상이라고 소개되어있는 일본 문학이 꽤 있다.
일본에는 여러가지 문학상이 있고, 그 중에서 최고로 권위있고 알아주는(?) 상이 아쿠타가와 상과 나오키 상이다. 둘중 하나라도 타기만 하면 스타덤에 오르고, 몸값이 오르고 출판사의 접대부터가 달라지고 전업 작가의 일생은 보장되는 것이다.
아쿠타가와 상은 순수 문학의 우수작을 선정하는 반면, 나오키 상은 대중 문학의 우수작을 선정한다. 그래서, 나오키상 작품들이 아쿠타가와 상에 비해 조금 더 가볍고 잘 읽히는게 보통이다. (그래서 권위는 아쿠타가와 상이 더 높은 편이다.)
이 대안의 그녀는 나오키상 수상작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혀 가벼운 내용이 아니다. 단지, 대중적인 소재를 사용했을 뿐이다.



대안의 그녀


대안의 그녀는 세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이자, 두 종류의 시대를 번갈아가며 펼쳐내는 이야기다.

첫 번째 세계는 사요코와 아오이의 이야기다. 한 남자의 부인이자,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의 어린 딸 아이의 엄마인 그녀는,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젊은 엄마이다. 주부로 지내고 있던 그녀는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을 하기로 결심하고, 열심히 직장을 찾아다닌 끝에 아오이라는 여성이 대표로 있는 소규모의 회사에 들어가게 된다.
두 번째 세계는 학생 시절의 아오이와  나나코에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전학을 온 아오이와 토박이인 나나코, 두 사람의 첫 만남과 우정을 쌓아가는 준비 과정에서 시작한다.

이 두 가지의 세계는 10년이 넘는 공백이 있고, 등장 인물도 아오이라는 인물을 제외하고는 모두 다르다. 또한 아오이의 학생 시절과 사장 시절의 모습은 매우 분위기가 다르다. 그렇기에 두 세계를 번갈아가며 조금씩 이야기가 전개되는 이 방식은 자칫하면 '하나의 이야기에 집중이 되었다 싶을때, 다른 이야기로 전환 되어버리기 때문에 제대로 머릿속으로 스토리를 이해하기 전에 내용이 끝나버릴수' 가 있다.
그러나 가쿠타 미츠요라는 작가는 전혀 다른 이 이야기 둘을 매우 자연스럽게 조화시키고, 마지막 결말에 이르러서는 자연히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낸다. 그것은 이 두 가지의 이야기에 (아오이가 출현한다는 것을 제외하고) 공통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여성 작가의 작품들중에선 사랑을 다루는 이야기들이 많고, 이 작가분 또한 그런 작품도 많이 창작하였다. 그러나 이 작품에는 그런 얘기가 거의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없다. 일단 남성 자체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보조 출연 정도로 사요코의 남편이 등장할 뿐 나머지 조연들은 대부분 여성이다. 첫 번째, 두 번째 세계 모두 마찬가지다.
그런 (소설에는 어울리지 않는) 비중을 대신하듯이 이 작품에는 우정의 요소가 많다. 아오이와 나나코의 '학생들만이 느낄수 있는' 단 둘만의 우정과, 사요코가 바라보는 아오이에 대한 동경의 시선. 두 시대의 등장 인물들의 연령이 다르기 때문에 그 감정이 일치하지는 않으나, 가슴 가득히 느낄수 있는 따뜻한 마음은 동일하다. 물론 사요코가 남편을 버리고 아오이와 사랑하게 된다는 동성애 적인 코드는 결코 아니다. 작가는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인간들끼리 접촉하며 느끼게 되는 시기와 기회주의. 인간의 비뚫어진 심성을 담담하게 묘사해가면서도, 세 사람의 그녀들이 서로에게 느끼는 부드러운 감정을 너무나도 훌륭하게 그려내어, 사랑이란 감정에만 모든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현대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사랑에 비하여 점점 의미를 잃어만 가고 있는 우정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드라마에서도, 영화에서도, 소설에서도 사랑이 없으면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연인이라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겨지고 애인 하나 없는 사람이 `불쌍한 사람` 취급 받는게 현실이다.
하지만, 사실 우리 모두(커플이든 솔로이든) 알고 있지 않은가? 그런 픽션들은 모두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라는 것을.
공감가지 않은 평범한 사랑 이야기에 식상하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권한다. 비록 나는 남자지만 이 세 사람의 감정에 대해선 공감과 감동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치며

가쿠타 미쓰요씨는 아직도 활발하게 창작 활동을 진행중이다. 물론 계속 지켜보고 있다.

작가의 다른 작품중에서 유일하게 본 책이 '사랑이 뭘까' 라는 책이었는데, 이상하게 흥미가 안 생겼다. 내용도 좀 답답하고, 무엇보다 흡입력있게 팍팍 안 읽히고 활자가 단순한 한글 글자로만 보였다.
그렇지만 이 작품이 워낙 괜찮았기에 다른 작품들도 더 볼 생각이다.



다음 작품 : 소설 - 셜록 홈즈 시리즈

http://ttkti.ivyro.net




덧 : 위의 작성한 본문은(서문을 제외한 본문만) 모 사이트에서 도서 서평 공모가 있었을때 내가 직접 제출한 그대로의 내용이다.

총 10명이 응모하였고 그 중 3명이 선정되었으나. 나는 떨어졌다.
사실 난 기대를 하고 있었다. 확률때문이 아니라. 10개의 글 중에서도 적당히 써서 올라온 글도 꽤 있어, 경쟁작은 4~5개 정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떨어졌다.

생각해보면 나는 지금까지 글 쓰기로 상을 받아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초등학교 시절, 과학 글짓기 대회에서..그때 왠지 의욕에 불타, 어느때보다 열심히 작성하여 제출했으나. 오히려 전혀 기대 안 했던 과학 상상화 부분에서 상을 타버렸다. (난 당시 그림에 엄청나게 자신이 없었다. 아마도 선생님이 애들한테 골고루 상을 주기위해 그나마 조금 나았던 그림 부분에서 상을 주신듯.)

그 외 소설 투고라던지 아무튼 글과 관련된건 모두 낙방했다. 가장 좋은 성과라는게 중학교때 백일장에서 만점 받았던가 하는 거였나. (물론 그렇다고 상을 받았던 것은 아니다. 단지, 남자애들이 빨리 쓰고 놀아제낄려고 워낙 개발새발써서 같은 반 남자중에 나 빼곤 다들 눈 뜨고 볼 수 없던 수준이었을 뿐이다.) 고등학교 백일장때도 남들 다 놀러다닐때, 나는 종료 시간 직전까지 열심히 썼지만 결과는 영.
대학에서도 글쓰기 관련 전공 과목이 있었고.(나는 공대생이다. 그리고 준 전공 수업이었다. 즉, 수강생들은 글과는 인연이 없는(오히려 싫어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성적은 고작 B+였다.

...정말 글 계속 써도 되는 걸까? 생각할수록 자신이 없어진다.
진지하게 투고/공모쪽을 포기하고, 네티즌에게만 올인할까 생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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