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만으로도 수 page는 말할 수 있지만 얘기가 다르니 생략.

원제가 불꽃의 투구아 돗지 탄페이....라지만 우리나라에선 역시 피구왕 통키일 것이다. 이 만화때문에 상당수의 만화가 한국에 들어오게 될때 '왕'을 붙이게 되었다. 축구왕 슛돌이는 대놓고 배꼈고..(이거 일본판 원제가 무슨 스트라이커 어쩌고 였던가.)미스터 초밥왕, 고스트 바둑왕, 스피드왕 번개 등등. 다소 유치해질수 있는 '왕'이란 제목을 이렇게 익숙하게 만든건 이 만화의 탓이 크다고 본다.

아무튼 90년대 초, 중반에 한국에 방영된 피구왕 통키는 애니매이션 역사에 남을만한 대 히트를 거두었고, 나 역시 열광했었다. 그러다가 이 게임을 접하게 되었다. 당시 메가 드라이브를 보유하고 있었던 덕분이다.
형 친구가 빌려준 이 게임은 피구왕 통키라는 것만으로도 나를 흥분시켰고, 당시에는 게임이 귀하던 때였기 때문에 더욱 몰입하게 되었다.
단지 원작을 좋아했기 때문에 좋아했던건 아니었다. 이 게임은. 대단한 게임성을 가지고 있다. 세가치고는 드물게도 원작이 있는 작품을 게임으로 만들었는데, 과연 세가라고 할 정도로. 이런류의 게임들의 상당수가 '원작의 명성을 이용해서 내놓은 평작'인데, 이 작품은 그냥 이 게임만으로도 대단히 재미있다. 피구왕 통키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메가 드라이브 피구왕 통키

통키라는 만화가 한국에서 어마어마한 히트를 거두었지만 정작 일본에서는 어느정도 히트를 했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일단 애니화, 게임화가 되었다는 것만 봐도 어느정도 히트를 한 것만은 확실하다. 게다가 게임이 이것 한 종류만이 아니다. 패미컴,슈퍼패미컴,PC엔진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나왔다. 꽤 반응이 있었던것 같다.
사실 다른 종류의 게임들을 제대로 해본건 아니라 어느정도 완성도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이 작품이 완성도가 제일 높지 않을까 한다. (이 이상의 퀄리티라는것도 믿기 힘들다.) 이 메가 드라이브용 통키는 국내에선 오락실에서도 볼 수 있었는데. 사실 아케이드로 나온게 아니다. 아마, 오락실에서 메가 드라이브를 게임 박스 안에 집어넣고 살짝 개조해서 (타이머 같은것 달아서) 만든 것이 아닐까 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당시에는 게임기와 오락실 게임을 100% 동일하게 이식하는건 불가능했다. 아케이드->콘솔로 나온 작품이 상당수 있지만 100% 완전 이식된 작품은 하나도 없었다. 게임기->게임기도 같은 퀄리티로 이식되는 경우를 보기 힘들었다. 게다가 아케이드용으로 나왔다면 분명 마메등으로 에뮬레이터가 나왔을텐데, 이게 마메로 덤핑됐다는 말 한 번도 듣지 못했다.

아무튼 이 메가용 통키의 특징중 하나는 음악이 굉장히 좋다. 특히, (구)소련, 그리스, 중국 스테이지 음악은 당시에 흥얼거리고 다닐 정도로 좋아했다. 네이버를 뒤지다보니 '소련 음악 구할수 없나요?? 노래가 너무 좋아서 2P는 맨날 소련을 선택합니다'(이 게임은 스테이지 선택이 안 되고, 2P캐릭터의 홈 경기장에서 게임이 이루어진다.) 라는 글이 있을 정도다.



100% 잡담 (공감성 글?)

아마, 이 게임을 처음 하게되면 대부분 지(知)인과 같이 2인용 플레이. 혹은 미션(?) 플레이를 하게 될 것이다. (아니면 트레이닝을 거칠수도 있다.)

이 게임은 '필살 슛(?)' 쏘는법이 매우 독특하다. 그 당시 메가 드라이브의 상당수 게임들이 b와 c버튼을 동시에 누르면 필살기가 나왔는데. 이 게임은 전혀 아닌 것이다. 점프를 한 후 적당한 타이밍에 슛을 눌러야만 하는데. 이걸 모르는 상태에서 터득하긴 매우 어렵고, 알더라도 좀처럼 쏘는게 쉽지 않다(처음에는. 나중에는 대충 점프 슛을 쏘려고 해도 필살 슛이 나갔다.) 처음 형 친구가 이 게임을 가져왔지만 그 형도 버튼을 몰라..터득하기가 쉽지 않았다. (트레이닝 모드가 있긴 하지만 일본어를 모르니. 인터넷이 있던것도 아니고.)

그런데 이 필살 슛 없이는 미션 도중에 막힐 수밖에 없다. 5스테이지인 kyo팀(교토인듯)에서 꼭 지는 것이었다. 사실, 지금 실력으로는 그런거 없이도 5판 쯤이야 간단하게 이길 수 있지만 당시로서는 쉽지가 않았다.
이 게임을 나는 형과 경쟁을 하듯 해왔다. 처음에 앞서갔던건 나였다. 필살 슛 쏘는 방법도 내가 먼저 알아냈고, 미션도 내가 더 빨리 앞서나갔다.

마침내 필살 슛을 터득하고 고된 훈련과 도전을 통하여(?) 5스테이지를 꺾고 나자, 7스테이지 tok(토쿄?)에서 막혔는데. 곧 거기를 꺾고. 다음에는 이집트 팀에서 막히게 된다. 여기서 정말 힘들었다. 나름 실력이 늘었다고 생각했는데 도무지 이길수가 없었고. 세이브가 몇 스테이지당 한 번씩 있기 때문에 게임기를 끄게 되면 다시 몇 판 전부터 해야한다는 사실도 힘들었다. 아마 상당수의 유저들이 여기서 고생 많이 했을것이다.
여기를 극복하면 다음은 브라질팀에서 한 번 더 막힌다. 여기도 꽤 힘들었지만 이집트를 실력으로 극복했다면 그렇게 힘든것은 아니다. 게다가, 세이브도 바로 전에 있고.

그 브라질마저 격파하면 칠레팀에서 엄청나게 막힌다. 이집트 못지않은 최강의 상대로. 처음 상대를 해 보면 체력이 너무 낮아서 '뭐야 지금 장난하냐?' 싶은데 어떤 공도 척척 잡아내는 그들에게 곧 경악을 느끼게 된다. 특히 1번 선수와 5번 선수는 최강의 실력이다. 7:2에서 0:2가 되는 수준이다. (기껏해야 0:1) 정말 그 칠레를 격파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가. 패드가 고장날정도로 마구 불꽃슛을 쏘아댔었다!

간신히 쓰러트리고 나니 미국이란 최강의 팀이 나왔는데. 이건 공도 잘 받으면서 체력도 어마어마하게 높다! 여기에서 완전히 한계를 만났다. 도저히 이길수가 없는 것이다. 게다가, 세이브도 브라질에서만 되기 때문에 껐다 키면 칠레를 다시 쓰러트려야 한다는 엄청난 문제에 빠진다.

여기까진 내가 항상 형보다 먼저 진행을 해왔으나(일단 내가 자유 시간이 더 많았다.) 여기서 미국을 격파한게 형이었다. 하지만, 그건 실력으로서가 아니라. 모든 공을 다 피하는 방법으로 이긴 것이다. 그야, 원래 피구는 피하는 게임이지만. 이 게임은 피해버리면 난이도가 확 떨어져 버리기 때문에 어지간해선 피하면 안 된다.
아무튼 그래서 깰 수 있었는데. 당연히 미국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던 나는 끝판이 존재하는 걸 보고 경악을 했다. (사실 그 당시 게임의 기본적인 패턴이다.)그 끝판마저 피하기를 사용하면 쉽게 클리어가 가능하다. 뭐지!? 끝판을 깼는데 성취감이 없어?

그 이후로 계속 매달려서, 실력으로 끝판을 깨게 되고. 나중에는 타이거의 팀이나(상하 초등학교??) 민대풍의 팀(백아 초등학교??) 으로도 미국 스페셜팀을 쓰러트릴수 있었다.

그리고 형은 그 수준을 넘어서서(어느새인가 나는 상대도 안 됐다.) 긍극의 실력에 도전하였다. 무려 타이거나 통키(1학년 통키), 태백산 정도의 팀으로 미국 스페셜팀을 7:0으로 쓰러트린 것이다. 그리고...최후에는 제일 최약체 팀인 4판 hok팀(훗카이도?) 으로도 미국 스페셜팀과 칠레 스페셜팀을 꺾는 경악할만한 일을 성공시켰다. (물론 피하기를 안 하고 말이다! 이건 통키 프로게이머 수준이다!)

나는 아무리 해봐도 그건 무리였다. 그리스인가 브라질이 한계였다..이게 정상이다.

하지만 나도 형도 그땐 정말 몰입해서 했었다. 4판같이 능력치가 최악인 팀만 아니면 일명 '오복성' 이라고 불렀던 포메이션도 받아냈었다. 그걸 받아서 던지면 그 위력 그대로 데미지를 입힐수 있어서 종종 사용했다. (하지만, 컴퓨터는 그냥 맨 공은 너무 잘잡아서 그렇게까지 유용하진 못했다. 개인 vs 개인때 유용하다.) 그리고 모든 캐릭터의 필살슛을 모두 외웠다. 팀이 22팀 + 1팀 *7명이니 150개 정도밖에 안 되긴 하지만. 일부러 외운것도 아닌데 외워버리게 된건 확실히 대단한 것이다. (최근에 몇 년만에 다시 해봤는데 대부분의 선수의 슛들이 기억이 났다. 영어 단어는 금방금방 까먹으면서….)

암튼 이 게임은 현재 정품이 없다. 내 tolk란의 이야기중에선 예외라고 할 수 있는데, 아니 원랜 정품을 계속 갖고 있었다. 그러다가 중학교땐가? 엄니께서 사촌 동생에게 게임기채로 다 넘겨버렸다!
당시 내가 메가 드라이브의 소중함을 알리가 없었으니..어차피 당시엔 컴퓨터 게임에 빠져있었고, 메가드라이브를 전혀 안 하고 있었기때문에 별 생각없이 넘겼는데.(엄마가 간절히 없애고 싶어했다; 거부했다간 뭔가 안 좋은 일이 있을것 같았다.) 너무 안타깝다. 크흑.팩이라도 다시 사고 싶다.(몇 년 전엔 알팩이 만원 정도에 돌아다녔으나 (그땐 별로 소장 욕구도 없었고) 현잰 그마저도 찾을 수 없다.)




아쉬운 점!

이 완벽한 게임에 단점은 찾을수가 없지만. 아쉬운점은 너무나도 많다. 그냥 몇 시간 해봤을땐 아쉬운점이라고도 부를 수도 없지만, 계속 하다보면 너무 안타까운 부분들이다.


1. 스테이지(맵?) 선택 불가

대전 액션 게임에서 스테이지(결전 장소?)를 선택할 수 있듯이 이 게임도 그런게 있어야 했다. 대전 게임에서야 그냥 눈이 즐거울 뿐이지만. 이 게임에선 완전히 내용이 달라진다. 소련같이 얼음판에선 공을 살짝 던져도 저만큼 밀려나가고, 이집트같은 곳에선 불꽃슛을 써도 1cm밖에 안 밀려난다. 다른 맵들도 제각각 다르다. 비교는 안 해봤지만 이동 속도도 다른 것 같다. 이 밀려나는 시스템은 확실히 피구왕 통키다운 시스템이긴 하나(실제 만화에서도 강한 슛을 받으면 죽 죽 밀려나간다.) 라인 오버가 계속되어서야 재미가 없다.
그렇다고 이집트는 너무 답답하고. 미국이나 중국정도의 스테이지를 선택할 수 있으면 굉장히 쾌적할것 같은데 말이다.


2. 난이도 조절 불가

점점 실력이 증가하면 컴퓨터랑 싸울때 팀이 한정 된다. 나는 미국이나 브라질 스페셜팀같은 너무 강한 팀을 선택할 수가 없고(너무 쉽게 이기니까) 컴퓨터는 1~6번째 팀이나 스페셜이 아닌 팀은(미국 빼곤) 선택할수가 없다(너무 쉬워지니까)
이래서 난이도 조절이 됐으면...하는 거다. 어차피 그래봐야 받는 확률이 높아지는 정도, 약간의 전략 변화 뿐이겠지만 그런 거라도 있으면 팀을 더 다양하게 선택할수 있을 것이다.


3. 체력 게이지 조절 불가

이 게임에선 '체력 게이지' 가 있는 모드가 있고, 통상의 피구처럼 한 대 맞으면 아웃되는 모드가 있다. 그런데, 그 '원래 모드'에선 필살 슛을 사용할 수가 없다. 이 게임의 특징이 확 줄어버리니 너무 밋밋해진다.
한 대 맞으면 아웃 모드에 필살 슛이 있는 모드. 그런게 있다면 좋을텐데 말이다. 이걸로 난이도 문제를 어느정도 해결할 수도 있고.


4. 히든 팀 선택 불가

당시 게임들은 대부분 비밀 커맨드를 입력하면 히든 캐릭터가 선택이 되는데..여기의 히든 팀들은 선택이 안 된다. 기껏 잘 만들어 놓고 어째서….
미션에서의 최종 팀이나 4학년 통키 팀이 왜 없는 것일까? 있으면 훨씬 박력있는 게임이 될 수 있을텐데 말이다. (난이도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5.랜덤 팀 선택

있으면 좀 더 재미있을것 같다. 크게 아쉬운 점은 아니지만.


이런 점만 추가되었다면 200% 의 게임이 되지 않았을까 한다. 하악.

아무튼 이 게임은 정말 굉장한 게임으로. 후속작이 나오길 바라는건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이런 류의 게임이 어디 또 안 나오려나. 하는 생각이 드는건 어쩔수 없다.
개인적으론 메가 드라이브 최고의 게임으로 추천한다. xbox 라이브 아케이드로 나와도 손색없는 게임이다.



다음 작품 : 소설 - 모방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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