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의 세계와 섬의 세계의 후속 얘기를 공식 포기합니다.


전 확실히 알았습니다. 지금의 2배 퀄리티를 내더라도 성공할수 없다는 것을.

지금은 드래곤 라자가 처음 등장했을때의 상황이 아닙니다.
이 나라는 불법복제 때문에 문화 컨텐츠의 성공은 틀렸습니다.


불법복제때문에 정품 작품들이 안 팔린다..라는 당연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불법복제때문에 '공개 작품들 마저도 안 하게 된다' 라는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원래 시장은 이렇습니다.

유료 작품은 돈을 내야 한다. 그러나, 경제도 어렵고 월급, 용돈, 알바비에도 한계가 있으니 마음에 드는 모든 작품(게임 애니 만화 소설..등등 포함)을 다 살 수는 없다.
따라서, 돈이 없으면 공개, 프리웨어 작품을 찾게 되고. 해당 작품들은 유료 작품들에 비해 퀄리티가 다소 떨어져도 지지를 받을수 있습니다.


대표적인게 드래곤 라자입니다.
그 소설은 무료 소설임에도 유료 소설만한 퀄리티를 냈으니 뜰 수밖에 없었지요.
 
당시에는 불법복제가 없다시피 했습니다. 인터넷의 전신인 PC통신으로는 고작 오래된 고전 게임을 다운 받거나(그나마 전화비때문에 많이 받기도 어려웠음.), 채팅으로 시간을 보내고..MUD게임을 하고..동호회 사람들과 대화하는 정도밖에 할 게 없었습니다.
백업CD라는 복제 CD가 있긴 했는데, 그건 입수 경로도 까다로웠고 유명 게임만 있었는데다가 8000~10000원씩 했기 때문에 큰 매력이 없었어요.
웹툰도 불가능했습니다. 이미지 첨부라는 것도 없다시피 했고, 게다가 다운로드 받는데 시간도 오래걸리고, 전화비도 올라갑니다.

아니. PC통신 말고도. 컴퓨터로 할 수 있는것 자체가 별로 없었습니다. 게임은 비쌌고, 동영상은 어림도 없었고.
그때 나온게 퇴마록, 드래곤 라자, 엽기적인 그녀...etc 입니다.

처음부터 유료였다면 애초에 볼 사람도 없었겠죠. 하지만, 무료로 많이 퍼졌고. 결국 출판 된 후에도 많이 팔렸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유료 작품도 무료로 자유롭게 받을수 있습니다. 통신비도 정액제입니다.

이 상황에서 아마추어 소설 같은건 무료여봤자 전혀 매리트가 없고. 뜰 수가 없는겁니다.
같은 무료라면 퀄리티가 보장되어있고 접하기 쉬운 유료 작품을 합니다.
오히려, '무료' 보다는 '유료'가 더 좋게 느껴지는게 사람 심리죠. 그런데 둘 다 공짜라면 어떤것을 선택할까요?

게다가 사람의 마음이란게 '남의 말'에 쉽게 흔들립니다. 대중 심리죠.
즉, 남들이 재밌다고 하면 할 수록 해당 작품을 했을때 재밌다고 느껴지고. 남들이 쓰레기다. 졸작이다. 라고 악평들을 하면 해당 작품을 했을때 재미가 없게 느껴진다는 겁니다.
평 자체가 거의 없는 제 작품을 보고 재미있어 하는 분은 얼마 없다는 겁니다.



화장품 가게에 갔습니다.
샘플 화장품을 조그만 병에 담아 공짜로 나눠주고 있습니다. 써보고 마음에 들면 사라 이거죠.

그런데 어느날 부터 화장품들을 공짜로 가져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샘플 화장품을 가져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오픈 소스에 공짜 OS인 리눅스. 국내에선 참패했습니다. 윈도우가 공짜니까!
무료 소프트웨어 알집이 상용 프로그램인 winrar 나 winzip보다 주목받았던 이유중 하나인 '개인 무료'도 이제는 의미가 없습니다.


지금 신인 작가가 드래곤 라자만한 작품을 연재한다해도 1/3도 히트 못합니다. (조회수를 말하는 것이 아님)
'이영도씨의 피를 마시는 새 는 비교적 최근에 연재되었지만 인기가 많았지 않았느냐.' 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이미 이영도씨가 엄청난 인기를 얻은 '팬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작가'였기 때문입니다. '촐라체'와 '개밥바라기 별'도 마찬가지입니다.

옛날에 PC통신 문학 엽기적인 그녀, 동갑네기 과외하기등이 인터넷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영화화 될 수 있었던건 위에서 말했듯이 '무료 컨텐츠가 매우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지금 보면 PC통신 문학들은..사람들이 그렇게 욕하는 '인터넷 소설' 퀄리티입니다. 본문에 이모티콘도 많았습니다. 그 이후로 출판도 멈췄어요.


저는 출판된 만화, 게임, 소설, 영화, 드라마, 기타 등등...과 싸워야 합니다.
무료중에서도 UCC, 웹툰 등등. 라이벌들은 많습니다. 플레이 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있고 컨텐츠는 쏟아져 나오고 있지요.

간략하게 말해서..


스토리 + 그림 = 만화

스토리 + 그림 + 소리 = 플래시 애니메이션, 애니메이션

스토리 + 영상 + 소리 = 영화 , 드라마 , UCC

스토리 + 그래픽 + 사운드 + 진행 = 게임

스토리 = 소설


이 상황에서 모든 컨텐츠가 죄다 무료라고 하면 소설 볼 사람 얼마나 되겠습니까. 거기다 출판도, 히트작도 없는 듣보잡 작가의 소설을




한국에서 뜨고있는 애니, 만화, 게임이란건 죄다 일본에서 먼저 검증받은(성공한) 작품입니다.
쓰르라미 울적에, 스즈미야 하루히,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코드기어스, 러키스타 등등.
 
애니메이션, 미소녀 게임 오덕들은. 정보를 적극적으로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면 일본 시장에서 떴던 작품들을 그대로 다운 받아서 즐기면 되기 때문이지요.
특히, 한국에서 '그런 작품'을 즐기는 건 대부분 '라이트 오덕후'입니다. 즉, 매니아 오덕들이 일본에서 정보를 그대로 퍼오면, 그 정보를 그대로 퍼트리고 그 작품들만 즐기는 거죠.
 
일본에서 쓰르라미 울적에가 처음 나왔을때 100엔에 팔았는데도 50장여장 팔려나갔다고 합니다. 그때만해도 한국에서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겠죠.
하지만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판매량은 올라 9탄까지 50만장이 넘게 팔렸고. 애니화, 콘솔 이식, 영화화, 만화책, 드라마CD 등등. 현존하는 모든 미디어 믹스를 했을 겁니다.
그리고, '일본에서 떴기 때문에' 오덕들이 주목을 하게 되었고.(재미를 떠나서 일단 많이 팔렸다고 하면 극찬을 하면서 정보를 퍼와서 허세 떠는 놈들이 많음) 그림체에 주저하면서도 '일단 유명한 작품이니까','애니메이션이 재미있었으니까.' 플레이 하고, 퍼오고. 한글 패치 나오고. 라이트 오덕들은 그걸 그대로 다운 받아 해왔던 것입니다. (그리고 출판사들이 그대로 퍼오고)
 
즉, 한국에서 쓰르라미 울적에가 만들어졌다면 100% 망했습니다.
초반만 해서는 진가를 알 수 없는데다가 전개 속도도 느리고 그림부터 기괴하니까요.
공짜로 받아서 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해도 초반만 해보고(왜냐면, 공짜로 받아서 한 게임을 굳이 엔딩까지 볼 필요가 없으므로. 정품을 샀으면 돈이 아까워서라도 엔딩까지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금방 '에이 별로.'하고 지우는 사람이 태반이었을겁니다.

아마 섬의 세계나 영원의 세계 플레이 해보신 분들의 90%는 이러셨을 겁니다.
영원의 세계는 쓰르라미 울적에 수준이다. 라는 말이 아니라, 둘 다 초반만 해보면 그다지..라는 공통점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생각해 보면 압니다. 일본에서 유명한 게임, 애니가 우리나라에서 유명세를 탄 경우는 수도 없이 많지만. 일본에서 안 알려져 있다가 한국에서 갑자기 유명해진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더 추가를 하자면. (이 부분은 안 읽고 넘어가셔도 무방함)

---------------------------------------------------------------------------------------------------

굳이 쓰르라미 울적에 같은 극단적인 비유를 들 것도 없습니다.

공개 게임 나르키소스. 동인 게임 월희
동방 시리즈, 카노소, 퀸오브 하트. 왜 이런 게임이 한국에는 나오지 못하는 것일까요?

나올수가 없습니다. 이 시장에선.

나온다 하더라도 다른 무료 정품?게임에 밀려납니다.
이젠 그 무료 정품게임들이 도저히 살 수 없어 온라인으로 가버렸고, 게이머들도 그 길을 따라 패키지 게임을 버리게 되면서. 불법복제가 없어진다고 해도 패키지 게임 자체가 나올 수 없습니다.

게다가 얼마 안 되는 동인 팀들은. 100이면 100 코믹이나 아카에 비용을 받고 매매를 하여..매니아 시장으로 끝나게 됩니다.

한국에선 동인 시장이라는것 자체가 아주 틀려먹은 출발을 했습니다. 선두주자인 팀들이 처음부터 '팔기'를 목적으로 제품을 비싸게 내놓은것 자체가 틀린 겁니다.
물론 그들만의 문화로 만족하겠다고 생각했다면 상관없지만. 사실 동인 시장이 없었던 21세기 초기, 몇몇 인원이 모여서 만든다고 해도 처음부터 괴수급 게임이 나올리가 없습니다.
기껏해야 그동안의 한국의 연애 게임 수준의 퀄리티가 나오면 대단하다고 할 수준이지요.
하지만, 그런 한국 연애 게임들은 어땠습니까? 아트림 미디어, 오픈 마인드 월드. 하나같이 패배의 쓴잔을 마셔야만 했습니다. 뭐, 게임성도 떨어지지만.
잡지 광고를 하고 7000원짜리 쥬얼 CD로 내놓아도 제대로 팔리지 않았죠.
그런데, 국내 동인 팀들은 무려 '쥬얼 CD.혹은 그 이상의 가격'을 받고 팔기 시작한 겁니다.
물론 이것저것 껴주는게 있긴 해도. 어차피 사람들은 게임을 사는 것이거든요.(몇몇 회사가 한정판 스타일 패키지 만들다가 몰락했던 것처럼)
그리고 '껴주는 것' 역시 해당 게임의 팬에게만 가치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들만의 문화'가 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사실 공개 배포를 하려고 해도 장소가 마땅찮긴 합니다. 하지만 동인 전시회의 가능성은 0%입니다. (규모, 유저 층이 일본과 전혀 다르므로)
때마침 게임 제작 툴이 나와서 한번 돈좀 벌어볼까 싶은 몇몇 팀들도 개발을 추진하고.몇몇 팀들은 그저 다들 파니까? 동인 전시회를 목표로 삼고.
사실 일본에도 수 많은 게임들이 제작되지만 성공한 게임은 아주 극소수인데.그 극소수의 성공이 너무 크게 알려져 있어서 많은 사람들을 현혹시키곤 하죠.

결과만 말하자면.파이를 키우고, 시장을 키울 생각부터 해서 유저부터 늘려나가야 했었는데.
실력은 안 되면서 돈만 밝히는 일부의 팀들때문에 파이는 작아져 갈 뿐입니다.

일본 코믹마켓이 1975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월희, 퀸 오브 하트가 나온 것이 90년대 후반, 2000년대 들어와서 부터입니다.
물론 일본의 게임의 역사 자체가 80년대부터 시작되지만, 단순 비교해서 20년이 넘도록 쌓여온 기반이 있었기에 그런 게임들이 탄생되었다는 말입니다.

애초에 공개 게임->동인 시장으로 이어진 계단이 너무 허술했습니다.
DOS시절만 해도 우리나라에 수준급의 공개 게임들이 상당수 있었습니다. (추천 작품 이야기란 데자뷰 이야기 참조)
그때 그 상황이 지금까지 이어졌다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하지만 패키지 시장이 몰락하면서 아마추어 공개 제작자들도 모습을 감추었고, 더 이상 새로운 제작자들은 나오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젠 새로운 무료 작품이 나오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왜냐.

홍보할 공간이 없습니다.

저는 예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퀄리티에만 신경쓰고 홍보를 너무 소홀히 하는것을 보아왔던 터라 제가 무언가 컨텐츠를 만들면 꼭 제대로 홍보를 해야겠다고 결심을 해왔습니다.
허나, 막상 게임을 만들고 보니 홍보할 공간이 없었습니다. 자료를 올릴만한 자료실도. 무료 게임 정보를 공유하는 사이트도 없으니까 말입니다.
이 얘기는 뒤에서 다시 한 번 다루겠음.


와타나베 제작소, 타입문 이런 곳 성공을 보면서 일확 천금을 꿈꾸는 사람들. 꿈 깨십시오.
무슨 동인 게임 제작팀끼리 공동 개발을 펼친다던가. 동인 게임을 만들었는데 게임 센터용으로 개발된다거나.
동인 게임을 만드니 갑자기 애니화가 진행된다거나. 게임 영상같이 보이는 플래시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는데 그게 정말로 게임화가 된다거나.
이런건 100만광년 떨어진 별의 이야기입니다.

돈을 벌어봤자 기껏해야 팀원들끼리 모여서 술 한잔 할 정도.
고작 그걸로 만족하고 싶습니까?
그러기 위해서 몇 개월동안 게임을 만든 건가요?


-안 읽고 넘어가도 무방함 끝-


이왕 안 읽고 넘어가기이니 사족 좀 붙입니다.
사실 웹툰이란 장르도 온라인 소설과 마찬가지입니다. 시기가 좋았어요.
당시 UCC라는 장르가 없었습니다. 서버 용량 문제가 있었고, 그런걸 생각하는 사람도 없었죠.
그렇기 때문에 동영상 문화가 없었고 다 사진이나 그림이 그 자리를 차지했었습니다.
게다가 웃대나 디씨가 당시 엄청난 대세였었는데. 웃대에서 제일 잘나가는건 지식KIN과 웃긴 자료. 여기서 지식KIN은 생각보다 빨리 인기가 사라졌고 웃긴 자료가 대체했는데..자료라는 게 대부분 사진입니다. (동영상은 없었고 음악은 웃기지 않으니..)
거기에 디씨의 짤방. 이 두 곳에 제일 필요했던 컨텐츠가 바로 그림이나 사진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시 사진 합성과 웹툰이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겁니다.

또한 웹툰만 있던 게 아니었어요..스포츠 신문 만화가 먼저 자리를 잡았습니다. (맨 처음에 성공한 건 뭐였는지 잘 기억 안나지만..)
스포츠 신문 만화가 하도 인기가 있자 그 만화들을 간편하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나올 정도였고..업데이트 될때마다 엄청난 속도로 퍼가기 시작했었습니다.

자. 그리고 UCC가 나오고 스마트폰이 나왔습니다.
이제...합성 사진. 얼마나 올라오죠? 스포츠 신문 만화? 그런거 퍼가는 사람이 있나요?
웹툰을 네이버에서 엄청 밀고 있지만 옛날 개인들이 어떻게 어떻게 올리던 때의 인기의 반도 안 되잖습니까..
요즘 대세는 그거잖아요..자기가 겪은 시비붙은 일들을 폰카로 촬영해서 인터넷에 올리기.

그만큼 시대 흐름이란게 중요하단 겁니다. 작품 퀄리티는 그 다음 이고요.
인터넷 출신 작가중에서 흐름을 만든 사람은 없었어요. 상황이 맞아서 흐름을 타고 성공했던 거지..


------------------------------------------------------------------------------------------------------------------------------------


이런 환경에서 일본을 부러워하는게 말이 안 되는 겁니다.
 
결론을 말하면 제가 대작을 쓴다 해도. 가장 큰 문제. '시간을 들여서까지 검증도 되지 않았고, 출판도 되지 않은 무료 소설을 볼 필요가 없다.' 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고.
막상, 이런 류의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공짜로 일본의 대작들을 플레이 하느라 제 작품을 접할 기회 조차가 없는 겁니다.


다 필요 없이 출판사에게 인정을 받아서 출판을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출판이 되면 '책으로 나올만한 작품' 이라는 부가 가치가 생기니까요. 한국에서 '책으로 나왔다' 라는 건 상당히 권위를 인정받았다는 뜻이거든요..(황당하지만)

그런데 제 작품(이 글을 작성했을때는 Love & Live, 영원의 세계, 섬의 세계 정도 뿐이었다.) 은 굳이 장르를 따지자면 라이트 노벨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라이트 노벨은 전문 출판사가 아니면, 쳐다도 안 본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러나.국내에서 라이트 노벨이란 매체를 출판하는 몇 안 되는 출판사들은 죄다 배가 불렀습니다.


대부분 회사들은, 일본 책 수입만 합니다.

드물게 S노벨같이 한국 작가들도 모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S노벨도 점점 일본 소설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져가는군요.
그리고, 아마도 한국 작가들의 상당수가 '이미 출판한 경험이 있는 유명 작가' 일 겁니다. 대충 검색해보니 제 생각이 맞는 것 같네요.

공모전이라는 이름하에 소설을 모집하는 곳도 아주 일부 있으나 대부분 퇴짜를 놓습니다. 아쉽다는 말만 반복하며.


이유는 간단합니다.
일본에 라이트 노벨이 넘쳐 나기 때문이죠.

라이트 노벨이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한게 NT노벨. 그때부터 해서..지금까지 들어온 책들 다 합해봐야 일본 전체 라이트 노벨의 1/10정도나 될까요?
이미 출판된 기존 책도 쌓여있었고 새로운 작품도 자꾸자꾸 나옵니다.

OOO 판타지 문학 금상, 전격문고 OOO 수상작...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들만 출판해도 끝이 없습니다.
엄청 쉬워요. 일본에서 유명하다. 많이 팔렸다 하는 작품들을 에이전시 통해서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번역가 계약. 책방에 배포. 끝. 돈 넣고 돈 벌기 이렇게 편한 장사도 없죠.

그런데 여기서.일본에서 검증받은 수많은 '공모전 수상작''애니메이션화 되어 한국에서도 불법으로 졸라게 알려진 원작들'들을 놔두고 구태여 한국 듣보잡 아마추어 작가의 작품을 출판할 이유가 없습니다.
재미있든 없든 상관없어요. 많이 팔렸고 한국에서도 덕후들때문에 잘 알려진 작품이면. 그냥 출판하면 됩니다.

게다가 만화 공모와는 사정이 다릅니다. 만화 공모전은 보통 30~50page 정도를 투고 받습니다. 100명이 공모를 해도 4000page. 만화책 20권 정도 분량이죠. 후루룩 읽자면 마음 먹고 하루 종일 읽으면 다 읽습니다.
반면 소설은 보통 한 권 단위로 공모를 받습니다. (이게 참 멍청한 일인데..일본 시스템을 그대로 배껴오느라 이 꼴임. 다 읽지도 못할 걸 일단 보내라는 건가?) 100명이 공모를 하면 100권. 소설 한 권을 3시간만에 읽는다 쳐도..외주 심사 위원을 쓰지 않는 이상 도저히 감당이 안 됩니다. 한국이 시장은 쥐꼬리만하지만 공모전 하나 열면 응모작이 꽤나 쏟아져요.
그러니 이 인간들은 초반만 대충 읽고 마는거죠. 일본처럼 심사위원들이 심사만 합니까? 직원들이 할 일 해가면서 하는 거잖습니까.

소설은 만화나 영화처럼 1~2분만에 눈에 띄는나는게 아닙니다. 최소한 5~10분은 읽어야 하죠.
그 5~10분을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데 '듣보잡 작가의 소설'들 하나 하나에 5~10분이나 집중할만한 원고 담당자는 많지 않습니다. 그 시간에 일본 것을 읽어봐야죠.
애초에 한국 라이트 노벨 출판사같은 조그만 회사에는 원고 담당자라는 직책이 없습니다. (가본건 아니지만 장담함. NT노벨 편집부원도 5명인가 그랬음. 애초에 인원이 많이 필요하지도, 많이 둘 수도 없는 상황임.)

한 쪽은 '거대 출판사 공모전 대상 작품'
한 쪽은 '듣보잡 신인의 못 미더워 보이는 소설'

모든 예술/문화에는 네임 밸류가 존재하고 영향력도 엄청나게 큽니다. 소설도 예외는 아니죠.
읽기 전부터.한 쪽은 기대를 갖고.한 쪽은 '귀찮은 마음으로' 읽는데. 어떤것을 선택하겠습니까?

출판할수 있는 책의 양은 한정이 되어 있구요.
게다가 일본에 판권비 지불하고 번역료 지불해도 푼돈이죠. 국내 작가 인세보다 더 저렴할 걸요?
사실 해당 출판사에 소설의 재미를 판단할 줄 아는 사람이 있는지나 모르겠습니다.
원래 이런 건 기성 작가들과 평론가가 심사를 하는데, 그 사람들을 고용할 돈이 아까우니 자기들끼리 대충 하고. 그러니 공정하고 객관적인 판단이 나올 리 없습니다.

그런 출판사들은 대부분 영세 업체들이에요.
그런 회사에서 재미가 보증되지 않은 작품을 출판한다구요? 그런 모험을 하지 않아도 일본에 검증된 작품이 널려 있는데 왜 그런 짓을 합니까?
실패했다간 직원들 월급도 못 줄 텐데 말이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라이트 노벨 공모전은 일본에나 있다."



한국에서 라이트 노벨 관련 공모전이라고 열리는 것들은 눈을 씻고 찾아봐야 1년에 한 두개.
그나마 있는것은 일본의 공모전을 형태만 모방한 것들로. 대부분 수상작 없음만 반복하며, 기껏해야 낮은 상 몇 개만 수여할 뿐이고, 그마저도 제대로 출판 되지도 않는걸로 압니다.
(애초에 한국 라이트 노벨 출판사들은 상금 몇 천만원을 줄 정도로 여유있지도 못함. 그저 대상 천만원 이렇게 타이틀만 높게 걸어놓음. 그나마 하나도 안 주면 욕 먹으니까 어쩔 수 없이 몇 개 주는 것.)

일본 라이트노벨 표지마다 붙어있는 OO공모전 금상, OO소설상 대상 이런건 한국에 없습니다.
편집자의 취향을 분석해서 공모한다느니 투고한다느니 하는건 일본에나 있습니다.

한국 라이트 노벨 출판사란 것들은 NT노벨이 좀 팔린다 싶으니까,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일본에서 히트쳤던 소설들을 우루루 계약해서 찍어내는 것밖에 못 하는 집단입니다.
돈 벌기 위한 수단일 뿐이죠. 막상 자기들이 출판하는 이야기들도 제대로 읽지도 않을 겁니다.

너무 답답합니다.
수상 인원도 턱없이 적고. 그중 정말로 뽑히는 인원은 더더욱 적고. 응모 조건도 까다롭고. 대부분 제대로 읽히지도 않을 게 뻔한데..
언제 망할지 모르는 C급 출판사라도 그저 공모전이라면 우루루 원고를 내고 아첨 댓글을 달며 꿀에 개미 꼬이듯 달려드는 것을 보면..이 사람들은 몇 푼 안 되는 돈에 자존심까지 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요즘은 자비 출판도 저렴하게 할 수 있고. e북 출판도 있습니다. 단지 남에게 내 작품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출판사에서 출판해주길 바라는 건. 쉽게 꽁돈 벌고 싶다는 이야기밖에 되지 않습니다.

라이트 노벨 관련 출판사들...대부분 직원이 5~6명 정도죠?
그런 규모의 출판사에서 자체적으로 공모전을 한다는 것 자체가 틀렸습니다. 자기 일 하기 바쁜데 무슨 평가를 하겠어요? 투고작이 한두개가 아닌데.
기껏해야 시놉시스 읽어보고 휙휙 던지겠죠. 끝까지 다 읽는 작품이 얼마나 되려나..
막상 공모전에 투고하려면 한 권 분량으로 내라고 합니다. 쓰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들죠. 그걸 몇 십초 만에 평가받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투고하고 싶습니까?
공모전을 개최할 거라면 전부 다 절반 이상은 읽겠다는 각오로 해야 하는 겁니다. 그게 투고자에 대한 예의입니다. 사람이 없으면 외부 작가라도 불러다놓고 하는게 당연한 겁니다.
출판하고 자시고를 떠나 일단 기본으로 주겠다는 수상 인원은 채우는게 예의입니다.
그런데도 대충 대충 심사하고 수상작 없음을 남발해도 작가 지망생이란 자들은 좋다고 투고하고 아무런 불평도 없습니다. 이것이 현실입니다.
내가 출판사라도 공모전 계속 열겠네요. 상 안주면 그만이니까.

해당 출판사에서 일하라고 하면 연봉 적다고 싫다고 할 것이 분명하면서..막상 작가의 입장이 되면 형편없이 비굴해지려 하고 있습니다.
호구가 되어 출판사들 기만 더 살려주는 꼴이죠.



일반 소설 공모전은 더욱 어둡습니다.

심사위원들이 국문과 출신에 국문과 교수 이런 사람들이라 장르 소설 내봤자 던져집니다.
아니. 소설이 유치하고 비현실적인걸 떠나서 문법이 어색하고 맞춤법이 엉망인게 너무 눈에 들어와서 보기도 싫을 겁니다.

아무리 퇴고를 열심히 해도, 문법적 지식의 한계에 부딪히는 거죠.
수상하는 사람들보면 죄다 '문창과' 혹은 '국문과'에서 '상 받는 글 스타일'을 배운 사람들이라는데. 그럴수밖에 없죠. 애초에 국문과 사람들만 심사를 한다는게 잘못된 것. (이공계 교수들이 심사를 한다고 해볼때, 자연계의 법칙을 무시한 허무맹랑한 소설이 출품되었다면 그분들이 관심을 가질까요?)
혹시라도 무슨 공모전 이런거 도전할 생각이 있는 분들은 국문과나 문창과 졸업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시간 낭비 그만 두시고 당장 포기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문법 다 고친다고 하더라도 말했듯이 장르 소설은 안 됩니다.
장르 소설 뿐 아니라. 대중 문학을 위한 공모전 자체가 없다고 보면 됩니다. (대중 문학상이라고 해도 문체나 스타일 엄청 따짐.)
 

유저, 출판사. 둘 다에게 외면받은 상태에서 성공하는건 불가능합니다.





사실 국내 명작 게임들이 이름도 안 알려지고 실패하는 것을 보고서 저는 생각했습니다.

"저 작품들은 홍보를 안 해서 실패한거다. 내가 한다면 무료로도 효과적으로 인터넷 마케팅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글을 완성했습니다. 일단 유명 소설 사이트마다 올렸습니다.
 

하지만 이건 틀렸다는걸 느꼈죠. 왜냐? 드래곤 라자가 12권이나 되었기 때문입니다.

뭔 소리냐? 자. 보시죠. 드래곤 라자, 퇴마록, 용의 신전등. 초기 판타지들은 죄다 장편이었습니다.
그 작품들을 보고 '나도 함 써보자' 라는 사람들이 우루루 나왔습니다.

그리고 가즈나이트 세월의돌 묵향 등등 수 많은 판타지들이 튀어나왔고. 죄다 장편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1권 분량 작품들은 저절로 외면받았습니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입니다.

장기 연재->새로운 독자들이 증가->조회수 증가->인기 상승
단기 연재->몇 명 읽어보기도 전에 연재 종료->조회수가 증가할 리 없음

특히 조아라 등의 사이트에서는 '누적 조회수' '누적 추천수'로 인기가 가름되는데. 당연히 글이 많을수록 더 올라갑니다.
게다가 최근에 업데이트를 한 순서대로 목록에 표시됩니다. 올린지 시간이 지날수록 무서운 속도로 파뭍혀가죠.

그래서 '최저 분량'만을 채워서 하루에 3편씩 연재하는 방식도 나왔습니다. 연속해서 글을 올리는 '연참' 이라는 신조어도 나왔습니다.
독자들은 연참을 환영하면 안 됩니다. 작가가 하루에 3편을 쓰는게 아니라, 1편을 3번 나눠서 올리는 것 뿐입니다.
그렇게 하면 뭐가 좋냐? 누적 조회수가 더 올라가고 목록 상위를 점거할 수 있다는 거죠~
서로 도배를 하여 서로 피를 부르고, 성실히 연재하는 사람만 물먹이는 바보짓. 그것이 연참의 정체입니다.

점점 더 소설들은 장편이 되어갑니다. 이것은 참 신기한 현상으로. 타 소설들을 보면 대부분 1~2권입니다.

다빈치 코드. 노르웨이의 숲. 연금술사. 아버지. 칼의 노래. 등등. 고전으로 가면 '죄와 벌' '톰 소여의 모험' '데미안' 등등..
하지만, 한국 판타지만큼은 중편이 없다고 봐야 합니다. 반지의 제왕보다 긴 책들이 수두룩 하죠.

그에 비해 귀여니씨등의 인터넷 소설은 죄다 1~3권입니다.(이유는 첫 작품들이 그 분량이었기 때문에)
똑같은 인터넷(통신)에서 시작한 소설인데도요.


일본 라이트 노벨도 똑같은 문제인데. 죄다 장편으로 간다는 것이죠.
부기팝, 스즈미야 하루히. 원래 단권 작품이었고, 기껏해야 3권정도에 끝냈을 내용을 이렇게까지 우려먹다니..참 대단합니다.
덕분에 단편은 장편에 묻히고..나와봤자 인기 없어서 결국 장편으로 갑니다.
요즘 라이트 노벨 공모전에는 '옴니버스식 장편으로 끌고 갈 수 있으면서도 1권으로 완결이 되는 이야기' 만 뽑힙니다. 작가들도 일부러 그렇게 써요.
이 시스템의 문제는 장편 = 많이 나온다 = 구입비가 많이 든다 = 그만큼 다른 작품을 선택할 기회를 잃는다 = 부익부 빈익빈... 더 이상은 주제와 완전히 벗어나니 생략.

아무튼 우리나라 라이트 노벨 시장은 열심히 일본을 배껴왔고, 이 거지같은 양산 시스템마저도 똑같이 배껴왔습니다.
그러니 1~2권짜리 이야기엔 관심도 안 둡니다.
사실 진짜 제대로 팔릴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건 1~2권짜리인데 말입니다.


아무튼 소설 연재 사이트에서 살아 남으려면 적어도 50편~100편은 되어야 합니다.
그에비해 영원/섬의 세계는 20~30화.

아니면, 제목과 내용을 끝내주게 자극하는 방식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미소녀로 가자! 같은 경우는 갈수록 반응이 떨어졌지만 1회 조회수만큼은 엄청나게 높았습니다. 제목 때문입니다.
그에비해 섬의 세계나 영원의 세계는 표지가 화려한 것도 아니고, 제목이 자극적인 것도 아니고. 내용이 놰쇄적인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망했죠.

섬의 세계의 경우 한 사이트에서는 반응이 왔습니다. 15화쯤부터 갑자기 반응이 확 좋아지더군요..
헌데 이 작품은 20화에서 막을 내렸죠.. 한 50화쯤 되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지금도 궁금합니다.



또 하나. 인터넷 연재에는 커다란 한계가 있습니다. 장르가 맞아 떨어져야 성공한다는 것!

드래곤 라자를 비롯하여 가즈나이트, 용의 신전등등이 연달아 출판되고 히트하면서 인터넷에는 수많은 연재 공간이 생겨났고, 아직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결정적인 문제가 있죠. 바로 판타지, 무협밖에 없다는 것.

초기에 판타지와 무협들이 출판되면서 인기를 끌자. 수 많은 사람들이 그 판타지, 무협소설들을 보고 '나도 써보자!' 라는 생각에 글을 쓰기 시작했고..통신 문학이라는게 탄생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완전히 굳어져버려서. 이제는 통신 문학 = 판타지, 무협이 되어버렸습니다.

몇몇 사이트는 아예 판타지, 무협만을 연재할수 있도록 되어있고. 다른 장르들도 연재할 수 있는 사이트도 있지만. 평균 조회수부터 다릅니다. 독자들이 판타지, 무협 독자들이니까요.
인터넷 연재 사이트의 양대 산맥이 조아라와 문피아인데. 조회수 베스트를 보면 조아라는 판타지,게임 소설, 무협이. 문피아는 무협, 퓨전물이 대부분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여성들을 모아놓고 순정 만화들과 액션 만화들을 가득 담은 책장을 놓아보세요. 어느 쪽으로 손이 뻗어지나.
물론 여성들도 액션 만화 봅니다. 그러나 어느쪽 독자가 월등히 많은 지는 말 안 해도 다들 아실 겁니다.
인터넷 소설 시장이 딱 그꼴입니다. 독자 층이란 게 이미 확실하게 정해졌다는 말입니다.

이미, 수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으론 판타지 무협만을 쓰고 있고. 독자들도 판타지 무협만을 읽고 있습니다.
인터넷 소설 연재 사이트는 거의 판타지/무협 연재 사이트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독자들은 대부분 판타지나 무협 카테고리만 클릭하여 거기의 글들만 봅니다.
판.무 만 봐도 글이 수두룩 하니까 별로 관심도 없는 다른 장르까지 하나하나 클릭해가며 읽을 시간이 부족하죠.

그래도 얼마 안 되는 유저들이 읽어주긴 하지만, 높은 조회수를 기대하긴 힘듭니다.
그렇다고 장르만 판타지 카테고리에 올리고, 내용은 학원물. 이런건 말도 안 되고요.

그래서, 평균 조회수를 보나 1위 작품 조회수를 보면 항상 상위권은 판타지 무협이고. 나머지는 기껏해야 여성향 로맨스. 일반 문학은 전체 순위에서 찾아보기도 힘듭니다.
라이트 노벨도 간간히 있긴 하나..만약 그 사람들이 판타지 썼으면 국내 최고 조회수 기록할 만한 사람들입니다.

이 틀이 완벽하게 굳어져서. 부익부, 빈익빈입니다.
사실 드래곤 라자만해도. 퇴마록같은 선례가 없었더라면 출판까지는 어려웠을 겁니다.
막상 그 드래곤 라자가 더욱 판타지 붐을 일으켜서 후속작들은 더욱 성공했고요.

또 인기 있는게 있습니다. 트랜스물이라는 건데요. 주인공의 성별이 바뀌는 내용이죠.
재미있는게 트랜스물을 뜻하는 'TS' 로고를 제목에 붙이면 일단 조회수가 다른 작품의 몇 배나 올라가더군요. 그걸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 뒤로 인터넷 연재는 기대 안 합니다.

아무튼 판타지. 무협이 대량 출판 되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어느정도 유저가 많다 보니, 대충 유명한 작품 찍어 내면 본전 이상은 뽑을 수 있었거든요.
지금은 많이 변했겠지만 당시에는 하나 찍으면 대여점에서 자동으로 3~8천부씩 팔아줬기 때문에 작품성 따지지 않고 그냥 조회수 높은 것 출판하면 되었습니다. 아니, 되도 않는 낙서를 찍어냈다 하더라도 일단 3천부 정도는 팔렸습니다. 그땐 대여점이 넘쳐났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대여점도 많이 사라졌고, 무엇보다 판타지, 무협이 아니면 이 전략을 쓸 수가 없기 때문에. 타 장르가 더 불리한 것입니다.

반면 국내에 라이트 노벨이 어느정도 자리를 잡긴 했지만, 문고판 형식의 단행본으로만 들어왔기 때문에 '통신으로 본다'는 개념 자체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인터넷 연재로 반응을 얻기 힘듭니다.
그나마 최근 (2012년 기준) 라이트 노벨 독자가 점점 인터넷으로 유입되면서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으나...아직 판타지 무협에 비하면 게임이 안 됩니다.


외국에서 엄청 나갔고, 한국에는 안 알려진 작품을 번역(번안)해서 아마추어 작품인 척 인터넷에 연재하면.
반응이 별로 좋지 않을 겁니다. 특히, 라이트 문학이 아닌 순수 문학은 99% 망할거라고 자신합니다. (이걸 실험해보고 싶어도 해볼 수가 없으니..)
즉, 인터넷 연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장르라는 겁니다.

멍청하게도 이걸 너무 늦게 깨달았어요.(2011년) 안 그랬다면 저도 판타지만 썼거나, 아니면 일찌감치 다른 길을 찾아봤을 겁니다.
하기야 판타지 무협도 이젠 힘듭니다. 대여점 숫자가 확 줄었기 때문에.
대여점 없으면 판타지 시장도 없습니다. 조회수가 편당 평균 10만은 되는 작품이나 가능할까 말까한 수준입니다.
대여점 덕분에 판타지 소설이 마구마구 출판되었지만 그 한계도 커서..어지간히 인기있어도 안팔리는 문제도 낳았죠.



이걸로는 안 된다 싶어서 홍보를 위해 디지털 버전까지 만들어서 파일 공유 사이트, 프리웨어 등록 사이트에도 올려보고. UC노벨로도 만들어보고. 홍보 동영상 제작에, 출판사 투고도 해봤습니다.
하지만, 막상 해보니 알겠더군요. 무료 홍보라는게 쉽지가 않습니다. 파일 배포 자체가 어렵습니다. 공개 자료실이 없어요. 비쥬얼이 없으니 동영상 100개를 만들어봤자 전혀 의미가 없습니다. 사실 비쥬얼이 있어도 노벨 게임 동영상이란 건 관심 있는 사람만 봅니다..
서양이나 일본 등에는 아마추어 게임 판매 사이트나 공개 자료실같은 곳이 전문적으로 존재하는데...이런 게 너무 부럽습니다.

투고는..출판 시장에서 투고로 출판될 가능성은 1%도 안 됩니다. 이유는 생략. (공모전이랑 비슷합니다.)


 
이번에 어떤 일본 게임이 불법 한글화가 되었습니다. (허가받지 않은 아마츄어 한글 패치는 다 불법.)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을 해보니, 수 많은 글들이 블로그등을 도배한 상태고. 캡춰까지 일일히 해가며 공략을 만든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뼈빠지게 게임을 제작한 제작사나 번역하는 시간 보다 10배 이상을 들여서 스토리를 작성한 시나리오 작가에 대한 감탄/감동의 글은 없고, 스펙 쌓기와 잘난척으로 불법 패치를 제작한 사람들에 대한 무한의 감사만이 넘치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루니지에선 이거 한글화 정식 발매 안 되나? 하고 터무니없이 비인기 게임을 가리키는게 현실.)

불법 한글패치는 조용히 배포를 해도 이렇게 반응이 빠른데.. 영원의 세계, 섬의 세계는...


애니메이션은 국내에 나오지도 않는 상황에서도 검색을 하면 수 없이 쏟아지고 별 이름없는 작품들도 한국에 전파되어 불법 자막이 올라오고 있죠.

미소녀 게임. 에뮬 게임들은 열심히 한글 패치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한글 패치가 없어도 한글로 플레이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있습니다.

그런 프로그램의 사이트에 가보면. 거기의 글들 (해당 작품을 한글로 할 수 있게 하는 글들)은 조회수가 500~2000에 달하고 댓글도 10~20개는 기본입니다.
'무료 상용 정품 게임'과 싸우기란 참 힘이 드는 일이지요.


이 나라가 얼마나 심각한가 하면. 번역가(번역만 하는데 돈을 벌 수 있다. 졸라 쉬운 직업이다. 라는 생각에서 나오는 안일한 생각. 그래서 저질 3류 직역가들이 판을 치는 세상) 를 지망하는 人들중 몇몇 사람은 경력을 소개할때 '이미 몇몇 만화/소설들을 번역해서 웹에 공개한 적이 있고..' 이딴 헛소리를 나불대는게 현실입니다.

실제 한국 만화들을 보면 상당수의 만화들이 거지같은 퀄리티로 우리앞에 나타나고 있죠. 번역가라는게..서현아씨를 비롯한 몇몇 역자를 빼곤 대부분 쓰레기들이다.(죄다 인맥으로 어찌어찌해서 번역질 하는 수준. 주석을 넣어야 할 부분에 아무 설명도 없이 직역으로 넘어가고..장편 만화같은 경우 중간에 번역가가 바뀌는 경우가 있는데. 전 번역가가 사용했던 표현은 보지도 않고 번역했는지, 고유명사나 심지어 캐릭터 이름마저 다르게 번역하는 사람도 있음. 주석 하나 없이..)
어떤 만화에는 '헐' 이딴 표현도 사용하더군요. 무식한 년 같으니라고.
돈 받고 번역하는 이상 책임이라는걸 질줄 알아야 함.
소설처럼 표지에 역자 : ooo라고 자신있게 표시할수 있는 역자가 몇이나..역자 이름을 타이틀에 넣는다는건 창작의 일환으로 받아들인다는 말이다.
이 부분은 너무 내용과 벗어나서 제외.



그러니까 안 해 ㅆㅂ





후술 : 내가 09년 1월에 이런 개념글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영원의 세계를 그녀를 지키기 위해서 라는 이름으로 바꿔가며 다시 한 번 작성을 시작했으니.
한심하고 멍청한 짓이었다. 그 시간에 다른 작품을 썼더라면..
이 게시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