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는 오츠 이치씨의 대표작중 하나다.

오츠 이치씨의 작품은 이 책을 포함해서 4권을 읽었는데. 그중 이 책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사실 나머지는 별로 와닿지 않았다.)
이 작가의 책...특히 GOTH를 읽어보고 나서 '나는 스스로 내가 굉장히 사이코틱하다고 생각했는데, 나에게도 너무 버겁게 느껴지는 소설' 이라는 것을 느꼈다. 판매량은 잘 모르겠지만 대중 작가로 올라서기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단편의 매력

이야기들을 읽어보면. 왠지 이 작가는 아이디어만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다는 느낌이 든다. '암흑 동화'는 처음 설정이나 아이디어같은 경우 제법 훌륭하게 느껴지나. 어찌된 일인지 뒤로 갈수록 내용이 안타깝다.
또 한 작가가 반전을 굉장히 좋아한다고 여겨진다. 작품들중 상당수에 반전을 넣고 있고. 특이한 점은 한 번 꼬아넣는다는 점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어느정도 읽다보면 '아하. 여기에서 이 부분이 반전이겠군.' 하고 짐작을 할 수가 있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 다시 한 번 꼬아넣기 때문에..진짜 반전은 따로 있다...는 식인 것이다. 물론 둘 다 내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작가에게는 단편이 어울린다고 생각된다. 아이디어, 반전. 둘 다 단편에서 돋보이는 요소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단편집인 이 이야기는 상당히 괜찮았다. 막상 타이틀 작품 ZOO는 조금 실망했지만 나머지는 대부분 괜찮게 느껴졌다.
'세븐스 룸'같은 경우 앞뒤 이야기가 전혀 없고, 주인공에 대한 설정도 거의 없다. 그저 하나의 사건만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비교적 자연스럽게 느껴져서 '아..이렇게 글을 쓸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배울 수도 있었다.



괴기스러운 장면

이 작가는 괴기스럽다고 할 정도로 특이한 설정을 아무렇지도 않게 넣는다는 특징이 있다.
' 여름과 불꽃과 나의 사체'에서는 살해당했음에도 아무런 감정 변화가 없는 주인공. '암흑 동화'에서는 새가 눈을 쏙 뽑아서 다른 사람의 눈에 집어넣는다거나 하는 장면이 너무나도 태평스럽게 묘사가 되어 있어서 '내가 지금 잘못 이해했나?' 싶은 기분이 드는 것이다.
처음에는 당황스럽기도 하다. 기존의 순문학에 익숙해진 사람에게는 '형편없고 자극적이기만 한 문장' 이라고 느껴질지도 모른다. 허나, 의외로 쉽게 적응하게 되니 사람의 적응력이란..
아무튼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느낌인데..그 의도는 잘 모르겠으나, 독자(혹은 심사의원)에게 충격을 주기 위해서였다면 그럭저럭 괜찮은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만약 의도가 아니라 본능대로 쓴 거라면. 이 작가 좀 위험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결론을 내 보자면..

단편집의 문제는..장편에 비해 이야기 하나 하나가 비교적 존재감이 적다.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올때쯤 되면 다른 이야기가 나와버리고..제목도 대충대충 읽고 넘어가기 때문에 더욱 인상이 흐릿하다.
그래서인지 나는 한 번 읽은 이야기를 어지간하면 잊지 않는데, 이 책은 비교적 최근에 봤음에도 기억이 나는 에피소드는 몇 개 없다. (물론 읽으면 다시 떠오르겠지만.)
그렇지만 꽤 괜찮았던 느낌이었던 것은 기억하고 있다. 사실 '잘 쓴 아마추어 소설' 같은 느낌이 강한 게 사실이나, 이야기의 아이디어라던지 결말 부분이 꽤 그럴듯하기때문에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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