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까지는 아니지만 내용이 조금 있으므로 별도로 이야기한다.

이 해적판 유명 만화는 '캔디캔디'를 말한다. 한국에도 애니메이션이 방송되어 상당히 유명해진 이 순정 만화는..현재 한국에 어떠한 정식판 만화도 발매되지 않은 상태고, 앞으로도 발매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유는.. 캔디캔디는 스토리 작가와 그림 작가(만화가)가 따로 있다. 그런데 이 둘 사이에서 저작권 분쟁이 생겨 소송까지 진행되었고. 결국 1차 저작권은 스토리 작가가 갖고 만화가는 2차 저작권만 갖게 되었다. 원래 이게 당연한 건데..(스토리는 만화 없이 존재하나 만화는 스토리 없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아무튼 충분히 합의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을 법정까지 갔으니 두 사람의 사이가 어떻겠는가. 완전히 무너졌고. 일본 내에서도 만화 절판에 애니메이션도 재방영/DVD등 판매 금지가 되었다. 순정 만화계에 있어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으나. 그거야 원작자들 사정 문제고 독자들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이게 한국에 발매되었는데. 무려 애장판으로 발매되었다. 하드 커버에다가 고급 판형 등등. 캔디 캔디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이들 사갔고. 이게 교보문고 등 대형 서점까지 진출하면서 많은 인기를 누렸다.

허나. 이건 명백한 불법이다. 애초에 출판사가 원작자와 정식 계약을 맺었을리는 없었다. 왜냐면 분쟁 사건을 떠나서...해당 출판사는 만화 해적판 출판사 였기 때문이다. 해적판 출판사란. 불과 몇년전 까지만해도 존재했던. 만화책을 정식으로 계약하지 않고 무단으로 번역하여 팔아치우는 파렴치한 도둑들을 말한다. 중국에서 남의 작품을 보고 배껴만든 모조품을 보고 우리는 비웃지만 그건 그래도 만들기라도 했지. 이건 그냥 남이 만든것을 통째로 배껴서 파는 놈들이다. 스캔본을 돈 받고 파는 것과 똑같은 경우. (번역도 딱 스캔본 수준이었다. 애초에 원고를 정식으로 받았을리가 없으니 원본에 번역을 덧칠하여 발매했다는 점도 똑같다.)

아무튼 이 해적판 출판사 화이북수는 그 전부터 해적판 출판사중에서도 최고로 명성을 떨치던 집단이었는데. '이누야사', '강철의 연금술사'등이 정식 발매되기 전에 엄청난 속도로 유통하여 정식 라이센스판의 발매 자체를 무산시킬 뻔했던 어마어마한 괴력을 가지고 있다. (실제 강철의 연금술사는 해적판이 하도 많이 나와있어서...정식판이 발매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이누야사는 정식판이 나오지 않자 저자 타카하시 루미코씨가 란마 사건(만화 란마에서 란마가 아버지를 때린다는 이유로 여성 인권 집단에서 패륜 만화로 분류했다나 하는 이야기인데. 이거 자체가 루머일 확률이 있다.)으로 한국을 싫어하게 되었다는 개떡같은 루머까지 퍼졌다. *주1 참조) 지금은 만화 시장 자체가 망해버린지라 해적판 출판사들도 자취를 감춘듯..(*주2 참조) 이런 놈들이 판칠수 있던것은 순전히 '아무거나 다 사는' 대여점이란 곳이 있었기 때문인데. 여기서 대여점 논쟁따윈 의미가 없으므로 이쯤해서 그만하겠다.

어쨌든 이 무시무시한 하이북스는...국내 최초로 애장판 해적판을 만들어낸 집단으로. 바로 그 작품이 캔디캔디다. 누구도 해적판이라고 의심하기 어려운 고급 사양으로 많은 서점들에 공급이 되었는데. 그 전까지만 해도 해적판을 취급 안 하던 대형 인터넷 서점들도 가세하더라. 나는 당시 유명 인터넷 서점에 캔디캔디 유통을 중단하라는 메세지를 보냈으나. 대부분 황금알 캔디캔디를 놓치지 싫어서인지 애매한 반응을 보였고. 특히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인터넷 서점이라는 yes24에서는 당당하게 우린 독자를 위해 불법 복제물을 팔겠다고 선언하여 나를 감탄시켰다. 그래서 이 yes24 는 지금까지도 눈의 가시로 여기고 있으며. 앞으로도 되도록 안 쓸 것이다. 그렇게 싸지도 않은데다가 어차피 최저가 보상이라는 훌륭한 제도가 있는데 뭘.. 내가 하도 어이없어서 캡춰까지 해놨는데 지금은 그 파일이 어디있는지 모르겠다. 찾으면 나올듯.(*주3 참조)

결국 수 많은 독자들은 해적판인줄도 모르고, 해적판이 뭔 줄도 모르고 샀고. 일부의 매니아층 독자들은 해적판인것을 알면서도 구입을 하게 되었다. (내가 이 문제로 '만화 사랑 만화 사보기'란 집단에서 활동하다가 싸우고나서 더는 꼴도 보기 싫어 인연 끊어버린 적 있다. 결국 그 사이트는 금방 망하더라. 고작 그따위 만화 사랑 정신으로 얼마나 가나 보자..했는데 역시나... 만화계를 위하여 만화를 사보자! 라는 취지로 활동했던 집단인지라 더욱 씁쓸했다. 결국 자기 이익만을 위해 만화 사보기를 했던 인간들이란 말 아닌가..결국 이 집단 덕분에 이기주의와 사람은 남을 위해 행동하지 않는다는 정신을 더욱 강하게 느꼈다. 암튼 반대여 운동 덕분에 나는 인간은 믿을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무튼 이런 세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해적판 출간은. 일본에도 알려졌더라.
캔디캔디 법정 분쟁 관련 사이트 http://nagitakeiko.com/index.html 중에서 http://nagitakeiko.com/haibooks.html  페이지를 보면 '호화본 캔디캔디를 대기업 신문사인 중앙 일보에 광고 기사까지 싣는 당당함을 보여 매우 놀랐다. 하이북스사에 연락을 취했지만 무소식.' 이라고 되어 있다.

참고로 같은 사이트 '해외의 사건' 페이지를 보면 '한국에서 불법으로 캔디캔디 애니메이션을 방영하여 부정 방송을 중단하라고 통보했지만 무시하고 방영, DVD까지 발매되었다.' 라고 되어 있다. 또한 '한국에서 팔리고 있는 모든 캔디캔디 관련 상품은 모두 불법 제품' 이라고 하니. 이 나라의 현실을 알 수 있다. 이러고도 한류는 무슨 한류.
(해외의 사건 페이지에는 위에서 말한 2건만 등록되어 있다. 위에서 말한 만화책과 애니메이션. 결국 둘 다 한국 이야기 뿐이다.)


이게 다 저작권침해가 친고죄라서 생긴 문제인데..결국 저작권 침해는 양심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법으로 찍어 눌러야만 해결되는 사항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당시 인터넷 신문고나 몇몇 사이트에 해적판 회사들을 고발했으나 대답은 한결같았다. '친고죄라 처벌이 어려움'



결국 돈 벌기 위해 범죄를 서슴지 않았던 해적판 범죄 집단 출판사와, 돈만 된다면 뭐든지 OK라는 마인드를 가진 대형 서점과, 소장만 할 수 있다면 범죄라도 상관없다! 는 자칭 매니아 놈들이 벌인 한판의 거지같은 쇼였다는 이야기.




*주1) 덧붙여 말하자면 하이북스와 함께 거대한 힘을 자랑하던 이메일이라는 출판사도 있었는데. 이 회사가 '음양사'를 해적판으로 출시해서 오래동안 정식판이 나오지 않고 있었다. (타 출판사에서 한 번 정식 발매되었다가 출판사가 도산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다시 라이센스 계약을 맺기 힘든 만화이기도 했다.) 그러자 이 작가가 '음양사는 일본 이외의 국가에 발매하지 않겠다' 고 말했다는 루머가 퍼졌고, 해적판 구입을 정당화 하는 者이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막상 그 후 소설 음양사가 떡 하니 정식 발매 되었고. 만화판도 서울문화사에서 정식 발매 되었다. 그리고 열심히 소문 퍼트린 개 그지 깽깽이 들은 모두 아드레날린 업그레이드한 저글링마냥 그 즉시 버로우 탔다. 암튼 만화 관련 루머는 대부분 믿지 말것.


*주2) 어쩌면 다른 문제일 수도 있다. 사실 아직도 얼마든지 해적판이 발매될 수 있다. 저작권법은 친고죄이고, 일본 출판사는 소송까지 해 가며 싸우는 것을 감수해야 할 만큼 한국의 조막만한 시장따위엔 관심이 없으니까. 그러니 해적판 출판사들이 몸을 사렸던건 한국 출판사다. 예를 들어 강철의 연금술사가 정식판이 나오자 해적판들은(해적판만 몇 종류나 되었다.) 모두 자취를 감추었고 후속판을 내놓지 않았다. 이유는 한국 출판사 학산에서 라이센스를 취득했으므로. 더 이상 출판했다가는 얼마든지 고소당할 수 있으니까. (만약 고소하지 않으면...예를 들어 원피스 신간이 일본에 나왔을때. 아니, 나오기도 전에 잡지 연재분을 번역해서 정식판보다 먼저 발매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챙길수도 있었다.)
이런식으로 해적판 발매 -> 정식판 발매 -> 해적판 수거 및 버로우. 이런 패턴이 몇 번이나 이어졌고. 그 결과 해적판때문에 정식판 발매 자체가 무산된 경우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며. 정식판이 발매된 경우 해적판을 모두 회수해야 했기에 해적판 출판사들이 손해를 보게 된다.(동정의 가치도 없지만) 그렇게 win-win이 아닌 out-out이 반복되다보니 결국 그 적자를 버티지 못하고 사라진듯함.)


*주3) 사실 서점에 책을 공급하기 위해선 출판사 영업 직원이 서점 MD에게 잘 보여야만 거래가 성립된다. 그냥 책 찍으면 서점이 가져가는게 아니다.
그렇다면 결국 예스24는 범죄 집단과 거래를 맺은 셈이다. 범죄 집단 주제에 인터넷 서점에 성큼성큼 다가와 거래를 맺자고 주장하는 그 용기도 대단하고, 그걸 수락한 서점도 대단하고.
예스24 만화 MD가 얼마나 접대를 받았기에 해적판 거래도 수긍하고, 팔지 말라고 권고해도 무시했을까? 한국 만화 수준과 저작권 수준을 한 단계 끌어내린 거룩한 yes24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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