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미유를 샀던 이유중 90%는 표지때문이다. 나루미씨의 미려한 그림체는 나를 매혹시켰고.. 거기에 미소녀 뱀파이어라니. 궁금하지 않는가?
당시 자주 가던 만화 사이트에서, 이 만화의 평판은 결코 좋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그 사이트의 운영자들은 밥 맛 떨어지는 쓰레기들이었지만 유저들의 평가는 내 취향과 일치하는 점이 많았기 때문에 구입을 주저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난 내 느낌을 믿었고. 무턱대고 전권(1~10권)을 그대로 구매하였다.
(지금 생각해보면..그때는 너무 돈을 막 썼던것 같다. 용돈이 적었음에도)
만화는 재미있었다. 하지만, 한 번 정독을 다 하고 난 후 그대로 매각하였다. 당시, 난 만화를 100권 사면 90권은 도로 매각하였다. 개중에는 정말 별로라서 매각한 것들도 있지만, 그저 '다시 볼 일 없을것 같아서' 매각 하는 만화도 상당수였다. 그럼, 그냥 빌려보는 것과 뭐가 다르냐? 돈만 버리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게 정상이지만. 난 그냥 그렇게 살고 있었다. 물론 적자는 심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턱대고 반대여점 운동을 펼치던 머저리들의 사상에 물들었던 것 같다.
아무튼 매각하고 난 후. 시간이 지날수록 후회가 되는 것이었다. 제길. 그걸 왜 팔았지? 재미있었는데. 그런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렇다고 다시 수 만원을 지불하고 살 엄두가 나질 않았다.
그러다가 출판사 특가 덤핑이 나왔다. 몇몇 만화들을 절판시키고, 현재 있는 재고를 특가에 처분하는 것. 그 중에 이 만화도 있었고, 난 얼른 주문했다. (권당 1000원)
이 만화는 그렇게 '두 번 산 만화' 이다. 두 번이나 샀으니 어느정도 추천하는 만화인지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1~10권. 서양신마편의 부재가 아쉬울 뿐.
배경설명
이 만화는 80년대 후반에 OVA로 나온 것으로 시작되었다. OVA로 먼저 나온 이 만화는 반응이 어느정도 있었는지 만화책으로 나오게 된다. 1~10권. 그리고 시공사 이 XX들이 내놓지 않아서 국내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서양신마편 5권까지 합하여 15권의 단행본.
국내에서는 그냥 1~10권으로 나왔지만. 사실 1권과 2권 사이에 상당한 공백이 있었다. (내가 알기론 1권이 발매후, 국내에는 나오지 않은 '서양신마편' 이 5권까지 나온 후 완결. 이후에 2권이 나온것으로..)그림의 퀄리티가 확 달라졌으며 스토리 전개 방식도 달라졌다. 내용도 조금 안 이어진다. 아무튼 시공사 이 놈들 숨겨둔 비자금이 많으면서 이런 책은 안 내놓고..차라리 다른 출판사에서 유통했다면 모두 출판되었을텐데......
이 만화가 나오던 도중에 TV판이 방영된다. 총 26화인가? 1권이 나오고, TV판이 나온 후, 인기에 힘입어 2권부터 연재가 되지 않았나 싶은데. 확실하진 않다.
그 후에 게임으로도 발매되고(유이), 후속작 뱀파이어 유이까지 해서 10년이 넘도록 이어져온다. 작가도 농담삼아 '끝나지 않는 만화' 라고 했을 정도로..길게 이어졌던 시리즈이다.
그렇다고 해도 애니메이션, 단행본의 설정이 조금씩 다른 등, 완전히 이어지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시리즈는 주욱 이어져 왔으니 대단한 작품이다. 일본 만화시장이라는게 만만치가 않다. 아무리 시리즈를 계속 하고 싶어도 출판사에서 거절하면 중단되는게 현실. 꾸준히 장기 연재가 될 수 있었던건 역시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스토리
솔직히 말하자면 정확한 스토리 라인은 잘 모른다.
초반에 스토리가 나오긴 하나 아주 어렴풋이 나오고, 중간중간에도 보강이 이루어지긴 하나 역시나 애매하게 나와서 잘 알 수가 없다.
이것이 애니메이션에서 나오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애초에 '애니메이션의 후광을 업고 나온 날림 만화' 도 아닌 이런 장편에서, 애니메이션에서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설명을 안 한다는건 말이 안 된다.
기본적 스토리라인은, 미유라는 소녀가 운명을 거스르지 못하고 뱀파이어가 되고. 어느새인가 곁에 붙어다니게 된 라바라는 전직 신마(≒귀신)와 함께 인간계에서 돌아다니는 신마들을 사냥한다는 내용이다.
옴니버스적 구성이고, 한 신마를 사냥하고 끝. 다른 얘기로 넘어가서 또 다른 신마를 사냥하고....이런 무한 반복적 구조이다.
내용이 똑같아지면 진부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내용이 진행될수록, 다양한 전개가 펼쳐진다. 말해버릴수 없으므로 생략하지만. 아마추어 작가로서 '아. 이런 전개도 있구나!' 하고 작가에게 많은 감탄을 했었다.
다만 아쉬운건 연출에 비해 내용 설명을 못한다는 점.
말했듯이 초반 스토리가 제대로 나오질 않는데. 일부러 그런게 아니라 표현력이 부족해서 그런걸로밖에 보이질 않는다.
왜냐하면, 이 작가 다른 만화에서도 그런 비슷한 걸 느꼈기 때문이다.
짧은 페이지 안에 내용을 설명하기 힘들어서 그런지. 아니면, 콘티에 충분한 시간을 안 쓰고 곧바로 그려서인지. 아니면 지식의 저주(작가는 아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설명을 안 했음에도 독자들이 그 사실을 모른다는걸 간과한채 넘어가는 것.)인지. 어느쪽이든 그런 부분이 참 아쉽다.
초반 스토리는 제대로 나와있지 않고, 중간부터는 옴니버스 시나리오라 딱히 스토리를 설명할만한게 없다.
하지만, 이벤트 하나하나가 굉장히 애뜻하면서도 슬픈 내용이 많기 때문에, 왠만한 장편 못지않은 감동을 줄것이다.
장점 / 눈여겨볼 점
이 만화의 장점은. 우선 미려한 그림체. 개성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그림체가 첫 번째로 눈에 들어오고.
다음은 스토리다. 초반 도입 스토리는 알송달송할 뿐이지만. 본편으로 넘어가면 이게 연출도 괜찮고, 이벤트 하나하나의 내용 자체가 굉장히 좋다.
비슷한 느낌이라면 이마 이치코씨의 백귀야행? 물론 주인공 스타일도, 직업도 전혀 다르므로 내용은 전혀 다르지만, 백귀야행의 도중 간간히 나오는 조연들의 사랑 얘기들과 여기의 사랑 이야기들이 닮은면이 좀 있다. 애틋하면서도 대부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슬픈 이야기들.
기본적으로 뱀파이어 vs 신마의 이야기라 전투도 빈번히 일어나지만 사실, 이 만화는 순정 만화다운 여자 아이들의 우정과 로맨스가 주를 잇는다. 단지, 평범한 순정 만화라고 하기엔 잔혹하다고 싶을 정도로 안타까운 이야기들이 많아서 그렇지.
그리고, 미유와 라바라는 캐릭터도 큰 흥미를 불어일으킨다. '펫숍 오브 호러즈'에서 D백작이라는 신비한 주인공이 인기에 큰 몫을 했다면, 여기의 미유와 라바도 마찬가지다. 미유라는 인간과 흡혈귀가 동시에 섞인듯한 캐릭터도 매력적이고. 라바의 조용하면서도 침착한 태도로 미유에게의 일괄된 충성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하다. (사실 이 때문에 나중에 인기를 위해서 라바가 지나치게 맨 얼굴을 많이 보이고, 말을 많이 하는 등 마이너스 요소가 생기기도 한다.)
문제점
문제점은 위에서 다 말한듯 싶다.
- 초반 스토리 설명 부족
-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라바의 캐릭터가 이상해진다. (차라리 처음부터 밝은 성격이었다면 나았을지도)
- etc
추가하자면, 결말도 좀 그렇다.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2번인가 3번을 읽어봤지만 도무지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었다. 시대도 왔다갔다 하는데 표시도 없고. 내 이해력 부족으로만 탓할수는 없을것이다. 지식의 저주라고밖에 볼 수가 없다.
등등이 있다.
뱀파이어 유이

3권까지밖에 정식 발매되지 않은 비운의 작품.
일본에서는 문고판까지 잘 나와있다.
뱀파이어 유이라는 만화가 있다. 물론 같은 작가의 만화다. 이 작품에도 아주 잠깐 등장하는 유이라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만화이다. (국내에 발매되지 않은 '서양신마편' 에 더 자세히 나오는 걸로 알고 있다.)
내용 구조도 이 만화와 비슷하다. 뱀파이어 소녀 1명과 그를 지키는 청년 1명의 이야기.
그런데, 사실 뱀파이어 미유라는 만화 자체가 국내에서 실패했기 때문에. 유이는 정식 발매 될 확률이 없다고 봐야 했다. 실제로 망할 시공사놈들은 이 만화를 몇 년이나 소개하지 않았었고. 그렇게 묻힐 뻔 했다.
그러다가 뜻밖의 일이 일어난다. 이 유이는 PS2로 게임화 되었는데, 사이버 프론트 제넥스 코리아에서 한글화 정식 발매하겠다고 한 것. 난 매우 기대했었고. 그 시너지 효과를 노려서인지 세주문화에서 이 만화를 정식 수입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막상 그 게임은 정식 발매가 취소되었다. 어느 순간 발매 리스트에서 사라져서 불안하게 하더니. 본인이 메일로 물어보자 '취소 되었다'는 무책임한 답변을 주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유이가 3권까지 발매 후, 세주문화는 만화 사업을 포기하게 된다. (완전히 부도가 났었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난다.)
그런데, 원래 한 출판사에서 유통했다가 부도가 나서 판권이 사라진 만화는 타 출판사에서 판권 사기를 꺼려한다. 이미 사 볼 사람 다 샀고, 살 대여점에서 다 샀다가 반품까지 끝낸 만화를 누가 또 사겠냐는 판단이다.
그래서 세주문화 작품중 타 출판사에서 계속 이어 발매한것은 '라이프' 등 소수 작품 뿐이고. 물론 이 작품은 그대로 공중소멸되었다. 하기야, 세주가 아니었다면 아애 출시 자체가 안 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나. 참 안타까운일이 아닐 수 없다.
참고로. 원래 유이는 본편과 '향음초' 두 얘기가 있는데. (순서대로인듯? 본편은 안 봐서 잘 모르겠다.)
국내에 정발된건 향음초 편 뿐이다. 물론 그냥 '뱀파이어 유이' 라고 나왔다.
물론 본편도 없이, 미유도 안 보고 이 만화만 보면 참 내용 이해 안 될 것이다. 미유를 봐고 봐도 무슨 말인지 아리송한게 많다.
아무튼, 본편은 모르겠지만, 향음초편은 미유에 비해 옴니버스 시나리오 한 편 분량이 굉장히 길어졌다. 그런데, 감동은 그에 반비례한다는 것.여러모로 아쉬운 만화이다.
이건 그냥 잡담인데.
원래 이 만화 시리즈의 본명은 '흡혈희 미유' 이다. 직역하자면 흡혈공주 미유. 흡혈아가씨 미유. 뭐 이 정도가 되는데. '희'라는 단어를 한국어로 번역하기 참 어려워서(게다가 짧은 말로 번역해야 하고) 결국 뱀파이어 미유라는 영문 제목으로 내놓은 것이다.
그런데, 시공사에서 출시한 미유는 원래의 폰트까지 절묘하게 바꿔서 내놓았는데, 그에비해 세주판 유이는 원제 그대로 두고 조그마한 글씨로 '뱀파이어 유이' 라고만 써 있다.
따라서, 국내 정식 발매 버전인데도 얼핏보면 원서가 아닌가 싶은 느낌으로, 책 제목이 일본어로 써져있고. 써 있는 일본어와 한국어 제목이 다르다는 당황스러울만한 사실이..;;세주가 부도 직전이라 힘들긴 힘들었나 보다.
작가의 다른 작품
원작가 히라노 토시키씨는 카키노우치씨와 부부라고 한다. 히라노 토시키씨는 만화 스토리 작가는 아니고, 애니메이션 감독이다.
그런데! 부부가 같이 공동 작품을 만들어 냈는데, 겨우 미유 한 작품만 만들고 끝이라는게 말이 되는가!! 그렇다. 실은 또 하나의 공동 작품이 있다. (국내 정발된 작품에 한해서!) 바로
풍운 세자매 린이라는 작품이다. 총 5권 완결, 속편이 3권 완결인가? 이 작품은 검색해서 쓰기조차 귀찮은 작품이라 자세히 쓰진 않겠다.
난..미유를 믿고 당연하게! 5권까지 전권 구매를 했다! 그리고 처절하게 후회하고 중고로 매각해야만 했다.
이, 이건! 액션물인데 전형적인 드래곤볼 버그! 즉, 처음에 강하게 나왔던 캐릭터는 아군이 되는 순간 약해진다! 단행본이 지나갈수록! 드래곤볼은 40권이라도 되지, 이건 겨우 5권인데 그 문제가 심각하다!
게다가!! 게다가!! 아무튼 이건 아니다. 작가가 의욕에 차서 기획한 느낌은 드는데. 이건 미소녀가 주인공인것 빼곤 내세울 점이 없다.
속편은 볼 엄두도 나지 않았다.
그 외에 나루미씨가 혼자 그린 작품중에서 정식 발매가 된 얘기중 '연수련' 이라는 얘기가 있다. 이건 1권만 사봤는데 내용이 그다지라서 더 이상 사는걸 중단했다.
1부 완결로 4권 종료. 국내에선 아애 완결 처리를 내버렸는데, 최근(비교적) 일본에서 5권이 나온 모양이다. 물론, 국내 출판사인 서울문화사가 그걸 출판할 리가 없다.
그리고 또 나온 작품중에서, 대박이 터진 작품이. 바로 '야쿠시지 료코의 괴기 사건부' 이다. 타나카 요시키씨의 소설로 알려진 이 작품은. 국내에 소설이 정식발매 되었을때 표지만 보고 '앗! 저 그림체+색감은!' 했었는데. 과연 이 분이 일러스트를 맡았던 것이다. 그 이야기는 곧 만화로 만들어졌는데. 물론, 카키노우치씨가 직접 만화를 그리셨다. 그리고, 그녀에게 있어선 미유 시리즈를 제외하고 최고 분량의 만화가 되었다.
나도 1권을 구입하고 읽어봤는데. 원작에 비해 너무 생략이 심해서인지 그다지 재미가 없었다.(원작을 안 봐서 더 그럴지도) 일단, '여왕님' 야쿠시지 료코라는 캐릭터는 내겐 영 안 맞는 여자라서.
그 외에. 최근에 정발되기 시작한 '레이스위퍼 크로스' 라는 만화가 있다. 이건 조만간 구입을 할 예정이다. 아직은 내용을 모르겠다. (근데, 솔직히 큰 기대는;;)
그 외 다른 작품들은 정발되지 않았으며, 신작이라면 몰라도, 구작들은 앞으로도 번역이 되지 않을 것이다. 한국 만화계 사정이 이 모양이니.
마치며
분명 카키노우치 나루미씨라는 작가는 만화를 흥미있게 풀어나가는 역량은 부족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미유만큼은 대단한 작품이라고 자신한다.
미유 시리즈는 상당히 오랫동안 계속되어 왔으나, 대중적으로 인기있는 작품이 아닌데다가 유이 향음초편까지 완결된 지금, 더 이상 시리즈가 계속 될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해온것 만으로 만화계에 큰 무언가를 남겼음은 부정할 수 없다. (적어도 나를 비롯한 몇몇 사람에게는)
이런 작품이 또 나오기를(그녀의 작품이든, 다른 작가의 작품이든 말이다.) 기대하며 이쯤에서 마칠까 한다.
다음 작품 : 게임 - 번아웃
http://ttkti.ivyr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