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은, 애니화도 되어서 국내에서도 어느정도 인지도가 있는 작품이지만, 처음 1권이 나올때만 해도 완전히 매니악한 만화였다. 대여점 골수 이용객들만(즉, 볼건 다 봐서 일단 신간이면 집어 들고 보는 유저) 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당시 난 인터넷 만화 서점에서 그날 그날 신간을 체크하고 있었는데, 이 작품이 눈에 확 들어왔다. 제목부터가 심상찮은 이 작품은..표지 그림체도 괜찮아 보여서 구매 리스트에 올려두었다.
(이런식으로 정보를 전혀 모르는채로 지르고 보는게 의외로 먹힌다)
그 후 만화 리뷰사이트에서 이 만화에 대한 평가를 봤는데 (평 자체가 적긴 했지만) 나쁘지 않은 편이라서 그대로 구매하게 되었다.
intro
이 만화는 주인공 3인조가 여고에 입학하게되어서 일어나는 우여곡절을 다룬 만화이다. 기본적으로 장르는 개그이고 마음놓고 웃을수 있는 요소들도 많다.
작가가 전에 에로 만화를 그렸다던데, 그래서인지 아저씨 개그도 꽤 많이 나온다. 내가 보기로도 여성 독자는 거의 없는 것 같다. (작가는 여성인듯 하지만)
스토리는 별도로 없고, 옴니버스 형식이다. 이런 학원물이 그렇듯이 '학교 행사' 중심으로 이벤트들이 펼처진다. 특히, 초반은 '여고와 일반 고등학교의 차이점' 이라던가 '당신이 착각하는 여고에 대한 환상'들 위주로 구성이 되어 있다. (이 부분또한 국내 여성 독자들에게 크게 어필하지 못함)
B급 만화의 표본
소재야 어쨌든간에 만화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 작가의 만화 경력이 어찌되는지는 모르지만. 내용면에서는 전형적인 B급 만화다. 좀 지나치게 많은 오버. 묘사가 힘들다 싶으면 현실성 탈피. 에피소드별 결말도 왠지 허무. 재미없어 진다 싶으면 서비스씬. 진지한 부분은 영 애매한 부분도 많고. 중반에 가면 설정마저 이상해진다. 뉏타가 심하게 되기 때문에 말할수는 없지만..앞뒤가 안 맞아버린다. 게다가, 시간 문제도 있다. 실제 시간을 만화에 반영하다보니 1권에서는 신입생이던 주인공들이 금방 졸업할때가 되어버린다. (연재 페이스가 빠르지 않다보니) 그러자 작가는 단호하게 B급 만화의 방법을 사용한다. 과감하게 유급시켜서 똑같은 학년으로 만들어버리는것!
이거 아무리봐도 메이저 만화로 가기는 틀려보인다. 이건 나같이 비인기 만화만 좋아하는 이상한 놈들한테나 통하는 만화인가??
하지만 재미는 A급이다!
물론 커버할만한 장점은 많다. 우선 그림! 에로망가를 그렸든 신문 4컷만화를 그렸든. 아무튼 훌륭한 그림체가 일단 눈을 사로잡는다!
라고 해봤자 취향 차이긴 하다. 아무튼 난 처음 만화를 샀을때도 표지에서 끌렸던것처럼. 만화를 펼처보고 나서도 일단 점수를 높게 주고 읽기 시작한 부분이 바로 이 그림이다.
그리고 개그! 요즘말로 '빵터지는' 개그는 없긴 하지만, 만화를 보는 내내 잔잔한(음흉한?) 미소를 머금을 만한 내용이다.
좀 오버하는 개그도 있긴 하지만, 눈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아무튼 개그 만화로서도 충분하다.
개성있는 캐릭터. 이 작품은 B급 만화답게 캐릭터 등장 빈도도 B급이다. 예를들면 5권까지는 한 번도 보이지도 않던 캐릭터가 한 번 나오고 나서부턴 정기적으로 자주자주 나타난다던가. 이게 다른 장르도 아니고, 학원물인이상 난감할수밖에 없다. 학년이 바뀌어서 새로운 클래스 메이트가 능장한다면 이해하지만. 그런것도 아니다. (게다가 그 캐릭터들은 원래부터 주인공과 친했다는 설정이질 않나) 미리 구상하지 않고 그때그때 스토리를 짠다는 증거이다.
아무튼 그때그때 만든 캐릭터치고는 다들 개성이 강하고 (외모 포함. 이것도 대단한 재능이다. 그때그때 만드는 캐릭터가 다 외모가 생판 다르니) 캐릭터들 등장하는 장면만으로도 재미가 있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등장인물 조절은 높이 칠만 하다.(예를 들어, '이 장면에 이 캐릭터가 등장하면 재미있겠다' 싶을때 적절하게 등장을 해준다거나)
그 외 기타등등. 아무튼 재미있다!!
참 우여곡절 많았던 만화
이 만화는 9권으로 휴식기에 들어갔다. 중단이라고는 해도..더 이상 나올지 안 나올지도 모른다. '관용소녀'라는 만화도 미완이지만 10년이 넘게 잠잠한것처럼.
어쨌든 그 9권이 나오는동안 참 여러가지 일이 있었다. 내가 아는것만 해도 잡지를 2개인가 3개를 바꿨다고..연재도중 잡지가 폐간되거나 휴간되서 계속해서 잡지를 옮겼다고 한다. 하지만, 유명 작품이나 잡지를 옮겨탈수 있는거지. 사실 여고생같은 B급 만화는 옷 갈아입듯 쉽게 연재 공간을 바꿀수 있는게 아니다.
말 그대로 다른 잡지에서 '불러줘야'만 갈 수 있는 것이다. 타 출판사로 옮기는건 판권상 문제가 많고. 같은 출판사라 하더라도 연재 공간은 한정이 되어 있으니..쉬운일이 아니다.
이 만화는 몇 번이고 연재를 중단하고 미완작으로 남을 뻔하다가도. 어떻게 어떻게 계속 연재가 되었다. 특히, 중간에 애니메이션으로 나온게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지금은 애니메이션 잡지도 안 보고 관심을 완전히 끊어서 모르겠는데. 당시는 '조금 유명하다 싶으면 아무거나 애니화한다'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무분별하게 타 원작 작품을 애니로 제작하던 시기였다. 사실, 이 만화가 애니메이션으로 나올만큼 유명한 작품도 아니었고, 소재가 좋았던 것도 아닌데. (게다가 조금 야하다..라는 부분은 오히려 감점이 된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심야에만 방송할 수 있고. 시청률도 그만큼 낮을 수밖에 없다. 일본에서 잘 나가는 애니메이션이라는걸 보면 대부분 온가족이 볼수 있을 만한 작품이라는걸 알 수 있다.) 유명 잡지에 연재가 되었던 것도 아니고, 판매량이 높았던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애니메이션으로 나온건 참 놀랄만한 일이다. (팬인 내가 할 소리가 아니지만)
아무튼 애니화가 되었고. 그 기세를 이어서 신장판(소설로 치면 '2판 O쇄' '개정판'같은 것)까지 발매가 되었다. 이 신장판이라는것도 웃기는게. 6권인가 7권부터는 신장판으로만 발매가 되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애니화가 나름대로 반응이 좋았었는지 게임으로도 나왔고. 화보집같은것도 나왔던걸로. 그 인기에 힘입어 무사히 9권까지 나왔고. 아마 작가가 그만두지만 않았다면 더 나왔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국내 발매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 만화는 유명한 만화가 아니었고. 한국 출판사들도 그다지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 한국에서 이 만화를 출판한 곳은 아선미디어라는. 출판사중에서는 제일 인지도도 부족하고 작품 수도 부족한 소형 출판사이다. 아마 여기가 아니었으면 계약할만한 출판사도 없었을 것이다.
예상대로 이 만화는 국내에서 완전히 망했고. 게다가 5권까지 나오고 나서 그 아선미디어가 망해버렸다!! 나는 아선미디어의 다른 만화는 보지 않으니 큰 문제는 없었지만. 이 여고생은 굉장히 마음에 든 만화였기에.....타격을 받을 수밖에. 게다가 이 만화는 무명해서 타 출판사에서 판권을 따내, 재 출판될리도 없다! (원래 망한 출판사 만화를 재계약하는건 최초 계약보다 어렵다)
나는 완전히 포기하고 6권이 일본에 나오자 원서를 주문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일본어라고는 히라가나밖에 모르는 내가 해석은 무슨. 보지도 않고 언젠가를 위해 봉인.
그러나. 여기서 상황이 바뀐다. 바로 일본에 애니메이션이 방영된 것이다.
물론 한국에는 방영같은게 될 리가 없었지만. 그래도 이건 영향이 있다. 왜냐면 국내에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불법으로 다운받아보는 수많은
오덕후들이 있고. 그것은 곧 판매량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공짜로 받은 애니메이션을 보고 3000원이 넘는 만화책을 사는 인간이 그리 많을리가 없다. 100명이 보면 그중 1명이 사는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국내 애니메 다운 유저가 100만명은 넘을 것이고. 이런 마이너한 만화라도 '제목/그림체 때문에'(어차피 공짠데 뭘) 보는 사람들이 10만명은 넘을 것이다. 그럼 단순계산해서 구입 유저가 1000명! 물론 한국 시장이 그렇게 깨끗하게 돌아갈리가 있나. 실제로는 500명이나 될까 말까 할 것이다.
하지만, 만화 구입 독자가 몇 만도 안 되는 이 시대에 그 정도는 엄청나게 큰 수치이다. 영화 관객 500명이면 아주 인간 취급도 안하는 생선 머릿수로 치는 현실이나(젠장) 책 구입자(특히 만화라면 더욱) 500명이면 엄청나게 소중한 '고객님'인 것이다. (영화 100만명이 만화 5000명. 혹은 그 이하?)
실제로, 무명했던 작품이 애니메이션으로 나오고나서 정발 된 작품이 적지 않다. 그 애니메이션이 국내까지 나오면 말할 것도 없고.
어쨌든간에 이 여고생은 출판사가 바뀌어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조은세상이라는.역시나 규모가 작은(즉, 언제 만화 사업 접을지 모르는) 출판사. ...결국 9권까지 무사히 나와주어서 고마울 뿐이다.
물론 그렇다고해도 인기작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출판사가 망해서 절판된 1~5권이 다시 발매되는 일은 없었고. 전권 소장하는 독자는 소수일 뿐이다. (더 문제는, 출판사가 망하기 전에도 1~2권은 절판 상태였다.)
작가의 다른 작품
이 작품이 어느정도 반응을 얻은 후 작가는 신작들을 발표한다. 두 작품. 하나는 메일카노.(이 포스팅 이후에 '메일 걸프렌드'로 정식 발매) 하나는 동거레시피.
메일카노는 국내 발매가 되지 않았으니 생략. 동거 레시피는..1권이 현지 발매된지 좀 많은 시간이 지나 (정식 발매를 포기할때쯤 되어서) 삼양출판사에서 정식 발매가 되는 쾌거를 이룬다! (역시나 서울/대원/학산은 기피할만한.)현재 3권까지 나와있고 일본에 4권이 나왔으니 조만간 발매될...거라고 믿는다.
역시나 아슬아슬하게 야한 부분이 많아, 19금으로 나온 단행본도 있는데. 여고생이랑은 상당히 다른 구조이다. 배경이 고교->사회로 바뀌었으니 그야 그럴 수밖에.
그 외에 '연애' 라는게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던 전작과는 달리 '동거' 가 주제인만큼 '러브러브'가 주를 잇는다. 역시나 B급 요소도 건재하지만;(뻔하기까지한 전개까지 추가!) 그걸 깨부술 만한 재미가 있기 때문에 돈이 아깝지 않다!
주인공의 역할이 딱 '소년물 남자 주인공'인데도 꽤나 생각있고 성실한 인물이라 더 +.
마치며
분명히 토와 오시마씨는 (홈페이지도 가봤었지만 부부가 그리는 건지, 여성 혼자인지도 잘 모르겠음. 일단 '씨' 라고 해두겠습니다) A급 작가는 아니고. 메이저 잡지에 연재될만한 스토리도 아니다. 이건 노력해서 되고 말고 할 문제가 아니다. 작가 취향이 그런데 뭘.
하지만, 남성용 만화라는게 다 드래곤볼 슬램덩크 나루토 이런 만화만 있으면 참 재미없는 세상이 될 것이다. 이런 풋풋하면서도 뻔하면서도 소재 딸리면 아저씨용 개그로 무장한 만화도 괜찮지 아니한가?
가끔 눈에 거슬리는 B급 요소들을 금방 잊게 만드는 A급 재미는 이 만화를 최고라고 부르기에 어색함이 없게 만든다. (뭐냐 이 2류 잡지 기사같은 묘사는)
그런고로 빨리 동거 레시피 4권을..
다음 작품 : 게임 - BM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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