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만화에 대해. 정확히 말하면 스토리가 있는 모든 매체에 엄격하다. 특히, 요즘 일본 만화는 지나치게 공장식 양산형 체제로 가고 있기 때문에..'쓰레기' 라고 생각하는 만화도 적지 않다. 아무튼 망가 시장이 이 모양이 된 것을 고 데츠카 오사무 작가가 보게 된다면 땅을 칠 것이다.
재미있다고 극찬할만한 작품 자체도 많지 않은 편이지만, 작가 자체를 높이 평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케이 토우메라는 작가는 정말 천재다.
연재 주기는 엉망이지만 매니아 팬이 많기 때문에 아직까지 건실하게 작가 생활을 하고 있는 이 사람은. 작품 하나하나 마다 나를 놀라게 한다.

이 모르모트의 시간은 격리된 세계 속에 갇혀있는 소년/소녀들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읽어보면 그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연재를 시작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 부분이 중요하다.
' 학원 앨리스' 라던가 '사이킥 아카데미' 라던가 비슷한 느낌의 작품은 이전부터 있었으나, 디테일한 설정이라던가 격리의 강도면에서 상당히 다르다. 작가 특유의 '격렬함은 없지만 담담하게 늘어놓는 충격적인 일상' 이 세계관과 절묘하게 어울러져 굉장한 흡입력을 갖고 있다. 현실 세계로 가기 위한 노력이라던가, 현실과 격리를 시키기 위해 마련된 상세한 방안들을 바라보며 나도 이런 배경의 작품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였다.

중간 중간 끊기지 않고 사건이 계속해서 이어지면서 눈을 뗄 수가 없는데...쉬지 않고 달려온 마무리 치고는 조금 허전하다. 120km로 달려가던 차가 급 브레이크를 밟은 느낌. 이 작품은 발매되는 그때그때 곧바로 샀는데. 4권이 나왔을때 이게 완결이라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3권에서 끝났을때만 해도 10권은 나올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작가가 지친건지, 아니면 도저히 스토리가 떠오르지 않은 건지. 아니면 원래 이렇게 끝낼 생각이었는지.(이건 아닐거라고 생각한다.) 는 모르겠지만. 스토리 자체가 나쁘게 끝났다고 할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에, 너무 조급하게 끝난 아쉬움만 빼면 흠 잡을 부분이 없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5권으로 끝났더라면 훨씬 나았을것이다.) 결말의 스토리 자체는 굉장히 의외였고, 마지막까지 놀라움의 연속이었던 작품이었다.
이런게 실사 영화로 제작되었으면 한다. 분량도, 스토리도 괜찮다고 생각되는데..이 작품이 감독들의 귀에 들어갈지는 모르지만, 충분히 영상화 될 수 있을만한 작품이다.

작 가의 연재 주기가 들쑥날쑥한 것은 A++급의 스토리를 떠올리느라 시간이 필요한건지, 아니면 그냥 그때그때 그리고 싶은 마음이 드는 이야기만 그리는 건지, 아니면 그냥 귀찮아서인지. 그것까진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이런 퀄리티로 다작까지 할 수 있다면 정말 세상이 불공평한 것 아닌가?
다른 작품들도 정식 발매가 되길 바랄 뿐이고...(역시 출판사를 직접 만들어야 한다.) 예스터데이를 노래하며 7권도 일본에는 나온 모양인데 매우 기대가 된다.


이제 소설 이야기 좀 많이 해야지..자꾸 만화만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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