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만화는 출판사가 영 밥맛이라 모으다가 중단하긴 했지만 일단 14권까지 소장하고 있으므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백귀야행은 '펫숍 오브 호러즈' '나만의 천사' '세상이 가르쳐준 비밀' 풍의 현재풍 판타지 만화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앞의 셋은 '주인공은 보조 역할을 하고, 주연은 그때그때 나오는 등장 인물(주로 손님)' 인데 비하여, 이 작품은 주인공이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이 작품의 작가 이마 이치코씨는 수 많은 마이너 동성애 만화를 그려냈고, 일반 만화로서 한국에 나온 것은 소수요, 그중에서 성공한건 이 만화가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다작을 하여 우연히 성공한 작품이라고 하기엔 상당한 내공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귀신을 볼 수 있는 주인공 리스와 그의 수호귀(?)인 아오아라시가 여러 귀신들을 만나고 그들과 싸우기도 하고, 친해지기도 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담은 이 작품은 살짝 음양물의 분위기를 풍긴다. (특히 초반) 그렇기 때문에 '음양사' 풍의 작품을 좋아한다면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 명성을 듣고 1권을 봤을때는 별로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1권 마지막 부분은 거의 졸면서 봤다. 결국 이건 나랑 안 맞다..싶어서 안 읽게 되었는데. 어쩌다 다시 보게 되었다. 그런데 2권, 3권으로 가니 작가도 어느정도 작품에 익숙해졌는지 확실히 흥미도도 높아진다. 약간 갈팡질팡했던 아오아라시의 성격도 정착이 되어가고, 오지로/오구로의 활용도 잘 사용하게 되는 등...독립된 단편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한 번 잡으면 놓기 힘든 매력을 갖추고 있다.

순정 만화풍의 그림체임에도 10권이 넘어가도록 주인공과 히로인의 사랑 이야기를 볼 수가 없다는 점도 놀라운 점이다. 소년 만화였더라도 러브 라인 하나쯤은 나올텐데도, 주변 사람들은 몰아가는 분위기임에도 아직까지는 꿋꿋하게 솔로를 지키고 있다. (팬들이 마구 닥달할것을 생각해보면 대단한 것이다!) 어설픈 사랑 이야기에 지쳐버린 나에게는 환영할 일. 다만 그만큼 주변 인물 및 1회 등장 인물에게는 사랑 이야기가 관대하다.
이런 류의 만화라면 '김전일'처럼 수십권째 나이를 먹지 않는다는 설정도 해볼만 한데, 굳이 현실에 맞추려고 대학까지 보내버린 것은 조금 지나치게 현실 반영을 높인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작가가 그만큼 애정을 갖고 있다는게 느껴지기도 하다. 막상 제대로 등장도 하지 않았던 고등학교 보다 대학 묘사가 더 그럴듯한 느낌도..

예전에 뱀파이어 미유 리뷰 당시 이 만화와 비교를 했었는데. 내용이나 주인공의 성격이라기 보단, 분위기가 비슷한 것 같다.
다른 만화들은 보는 내내 두근거리거나 진땀나게 하거나 통쾌함을 느끼는 등, 사람을 움직이는 매력이 있다. 그러나 이 만화들은 에피소드를 읽어갈수록 잔잔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해피 엔딩으로 끝나도 묵묵하게 미소를 짓게 되는. 그런 정적인 매력이 있다.

주인공이 귀신을 본다는 설정(득보다 실이 많은 귀신)이고, 아버지의 몸속에 기생하는 아오아라시. 등 한 없이 우울하게 전개될것만 같은 소재를 사용해 이 정도로 감동과 따뜻함을 주는 것만으로 이 만화는 훌륭하다 할 수 있다.

격월간지에 연재되고 있어서 1년에 한 권꼴인 느린 페이스로 나오고 있지만, 이 작품이 완결되면 많은 팬들이 슬퍼할 것이다.


아무튼 국내 출판사만 옮긴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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