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나그네입니다.

피랍일지..
장장 몇시간을 걸쳐 플레이했습니다.
지금은 아침 9시 반정도인데요.. (새벽부터 플레이.. 그만큼 절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이 곳을 오게 된 경로는 이렇습니다.
인터넷 서핑 중 우연히 아오오니 게임 플레이 동영상(일본인 2명이 만든)을 보게 됩니다.
아오오니 게임이 알만툴(RPG 만들기 툴)로 만들어진 것을 알고 이 야심한 새벽을 어떡하면 재밌게 보낼까 하는 생각에
많은 알만툴 게임을 찾으러 '창조도시'로 들어가게 됩니다.
창조도시에 자작 게임방 게시판을 둘러보던 중 알만툴이 아닌 자작툴로 만든 비주얼 노벨 게임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카마이타치의 밤, 역전재판 등 글로 이루어진 미스테리물이나 추리물을 좋아하는 저로써는 새벽을 달래줄 아주 좋은 흥밋거리였죠.

처음에 게임을 접할땐 타이틀과 폰트, 또 배경 일러같은 것을 봤을 때 완성도도 부족한듯 싶고
아마추어 분이 만들었다라는 고정관념에 기대치 않고 플레이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 소설가못지 않은 빈틈이 없는 글실력에, 왠만해선 빠지지 않는 저인데..
강간을 당하는 묘사를 접할땐 소름이 끼치더군요. 다음 문장을 보기가 꺼려지는 그런 느낌은 게임을 통해 처음 받았습니다.

몇번의 시행착오를 겪고 26개의 엔딩 중 23개의 엔딩을 찾고 공략을 통해 나머지 3개의 엔딩을 찾았는데요.
제작자분이 플레이하시는 분들의 심리까지 통달하신 듯한? 느낌을 받았네요. ㅋ
이게 뭔 소린가 하면..

제가 생각하는 이 비주얼 노벨 게임부류들은 초반부에 플레이어들을 게임에 매료될 수 있게 하는 그런 마력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렇지못하면 게임이 진행될 때마다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고 게임을 그만두게 되죠. 예를 들면..
초반부터 선택지가 많거나 내용면에서 비현실적 느낌을 받거나 엔딩을 본 후 다른 엔딩을 찾을 수 있는 힌트가 아예 없는 경우?

역시 게임방식을 이해할 수 있도록 엔딩리스트에 엔딩본 그 장면을 기억할 수 있도록 잘 나열해 주신거같고
못 찾은 엔딩을 어디서부터 찾아야하는지 알 수 있게 하신거같아서 되게 놀랐습니다.

전 이런 게임류를 접했을때 초반부터 과한 선택지의 압박을 받거나 혹은 계속 진행이 되면서 너무 많은 선택지를 지나쳤다 생각이 들었을 때?
그럴때 그만 두게 되는 스타일이더라고요. (중간에 지나쳤던 것들이 너무 신경쓰여서..)
카마이타치의 밤이 그랬습니다. 다들 1회차 2회차 플레이하시는데 저는 1회차 할때 딴 루트가 너무도 궁금해서 그만 두게 되었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제가 이 게임을 계속 할 수 있게 한 마력은
짧은 플레이타임, 조금만 파헤치면 얻을 수 있는 엔딩(엔딩을 찾으며 만족도를 얻음), 다양하진 않았지만 적합했던 BGM 등..
너무도 마음에 드는 게임이었습니다.

제작자분의 소설과 다른 게임들은 접하지 못했지만, 뒤에서 응원해드리겠습니다.
이런 실력자분을 만나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이 홈페이지 즐겨찾기했습니다^^ 간만에 재미있게 플레이한 게임이었네요.

아참! 하나 말씀드리자면 전기충격기를 쓰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지지직하는 효과음이 아예 BGM에 포함되어 있는듯하네요?
그래서인지 칼을 선택한 루트인데도 같은 장면이라 BGM에서 지지직 소리가 났던 것 같습니다.
뭐 큰 문제가 되진 않았고 그냥 넘어갔습니다. ㅎㅎ 제작자분께서 완벽한 완성도를 원하신다면 수정하셔도 좋을것 같아서요.

그럼 긴 글 이만쓰고 저는 물러가겠습니다.
뒤에서 응원할게요. 화이팅!
이 게시물을..